계속된 호우로 많은 곳이 침수되었다. 일부 지역은 100년 만에 한 번 있을만 한 기록적인 폭우로 수해재난지역 수준의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이렇게 수마가 할퀴고 간 지역에는 콜레라,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와 같이 오염된 물에 의한 수인성 전염병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직접적인 침수 피해를 입지 않았더라도 수해 지역의 물과 음식은 모두 오염된 것으로 간주하여 반드시 끓이고 익혀 먹어야 한다.
과일이나 채소를 익히지 않고 먹을 때에는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잘 씻은 뒤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열이 나거나 복통, 구토, 설사 등 장염 증세가 나타날 때에는 즉시 병원에서 탈수방지를 위한 수액처방과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식중독의 가장 흔한 원인이 되는 포도상구균이 음식 속에 증식하면서 배출하는 독소는 아무리 끓여도 파괴되지 않는다. 따라서 조리한 지 오래된 음식은 과감히 버리는 게 좋다. 포도상구균은 고기, 우유, 마요네즈 등에서 번식하기 쉽다. 따라서 평소 출출함을 달래는 간식으로 애용되는 길거리 음식이나 햄버거 등의 단순 조리음식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대형마트에서 이미 조리된 식품을 구매할 때도 평소보다 더 꼼꼼히 당일 조리된 식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칼, 도마, 행주 등은 매일 삶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식 조리 시 위생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하며 단체급식소, 식당 등에서는 특히 주의가 요구되는 시기이다.
한편, 수해지역의 복구작업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으로 피부질환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장갑, 장화 등의 보호장구를 반드시 갖추고 수해복구에 나서야 하며 젖은 양말과 의복은 가능한 빨리 갈아입도록 해야 한다.
오염된 물속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복구작업 등의 과정에서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고 물집 등이 생기는 접촉성 피부염이 생기면 염증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받아 바르는 것이 좋다.
가려움이 심한 경우, 긁지 말고 항히스타민제 등을 복용해야 한다. 습한 피부 환경이 계속된다면 평소보다 무좀이나 사타구니의 완선과 같은 진균성 피부질환의 발생도 증가하므로 손발을 자주 씻고 잘 말리도록 해야 하겠다.
수해로 인해 물에 젖은 상태로 오래 있으면 감기 등의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도 쉽다. 한여름의 감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젖은 옷은 즉시 갈아입고 손발을 자주 닦고 씻어야 한다. 감기는 꼼꼼한 손 씻기 만으로도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폭우 뒤에는 높은 습도로 인해 각종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에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이 있다면 특히 습도 관리가 요구된다. 곰팡이
수해 뒤의 질병은 대부분이 철저한 개인위생 준수 노력과 행정기관의 방역활동 등을 통해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 건강관리에 있어 사소한 부주의가 반복되어 수해의 뒤를 잇는 ‘인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나와 가족의 건강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김대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