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의사회, '美 피임 의보 적용' 환영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박노준)가 피임을 의료보험에 포함시키도록 한 미국 보건부의 결정과 관련해 우리나라에도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최근 성명서를 발표하고, 미국 보건부가 피임을 의료보험에 포함시킨 조치는 ‘모든 피임약을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해 원치 않은 임신을 줄이자’는 의사회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미국 보건부의 이번 결정은 자문기구인 국립의학연구소(IOM)의 권고를 받아들인 것으로 내년 8월부터는 응급피임약을 포함한 피임약과 피임장치, 피임상담 등에 보험을 적용해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됐다. 보험 가입자의 부담을 아예 없앤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은 미국 전체 임신의 절반 정도가 의도하지 않은 임신에 달해, 피임을 의료보험에 포함시키면 미국 내 10대 임신과 미혼모의 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의사회는 지금처럼 피임교육이 부실하고 계획적 피임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황에서 응급피임약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되면 오남용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점을 지적해왔다.
모든 피임약을 전문의의 상담 하에 피임계획을 미리 세워 실천할 수 있게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정호진 의사회 이사(피임생리연구회)는 “한국의 높은 인공임신중절률 감소와 여성건강 증진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려면 아직도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국 여성의 먹는 피임약 복용률을 선진국 수준인 약 25% 선까지는 올리려는 노력이 먼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응급피임약 복용률이 2010년 기준 이미 5.6%로서, 먹는피임약 복용률인 2.8%의 두 배에 달하고 있다.
또한 정호진 이사는 “정확하고 안전한 피임법의 실천을 장려하기 위한 사회 제도적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며 “여성들이 산부인과 상담을 통해 피임법을 처방받게 된다면 자신의 건강상태나 라이프스타일 등을 고려한 가장 적합한 피임의 실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의사회는 여성의 피임 및 생리관련 질환에 대해 자체 웹사이트(http://www.wisewoman.co.kr/piim365)를 통해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무료 온라인 의학상담봉사를 꾸준히 벌여오고 있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