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쪽 하늘만 쳐다봐도 마음이 넉넉해지는 추석 명절. 그러나 주말을 끼고 겨우 4일뿐인 올 추석은 귀향과 귀성, 성묘 등의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너무 짧아서 무리를 하기 쉽다.
예년에 비해 보름 이상 일찍 찾아와 고온다습한 날씨가 귀향길, 귀성길 고생을 부채질하는 것은 물론 다량의 명절음식을 상하게하기 쉽다. 너무 짧고, 또 너무 빨리 찾아온 올 추석에는 그 어느때 보다도 세심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 짧은 추석연휴, 무리한 일정이 건강 해쳐
명절 피로의 대부분은 장거리 운전과 수면부족, 생체리듬 변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자동차로 새벽이나 야간에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짧은 연휴로 인해 귀향차량이 같은 시간에 도로에 몰리면서 정체가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명절에나 만날 수 있는 친지들과 간만의 회포를 푸느라 평상시보다 늦게 잠자리에 들게 된다. 그렇지만 되도록 아침에는 평상시의 기상 시간을 지켜 깨어나는 것이 좋으며 정 졸리면 낮에 10~20분씩 토막잠을 자는 게 낫다.
연휴 마지막 날은 최대한 휴식을 취함으로써 남은 피로를 완전히 풀 수 있는 완충시간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따뜻한 물에서 목욕을 하거나 가벼운 체조 등으로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정체된 도로, 안전운전의 비결은 스트레칭
귀향길이나 귀성길처럼 정체된 도로 위에서는 운전방법이 단조로워 피로가 가중되고 자칫하면 졸음운전이 되기 쉽다. 따라서 2시간마다 차를 세워 10분 이상씩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범퍼에 한쪽 다리를 올려놓고 상체를 다리 쪽으로 굽힌 채 15초 동안 멈추기를 교대로 반복하는 체조가 운전자의 피로회복과 정신 집중에 도움이 된다.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운전석에서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은 천장까지 손을 뻗는 동작을 되풀이하면 좋은 스트레칭이 된다. 양어깨를 귀까지 끌어올렸다가 내리기를 반복하는 것도 운전자 스트레칭의 한 방법이다. 운전대를 꽉 쥐었다가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밀폐되고 좁은 공간의 공기는 쉽게 탁해져서 머리를 무겁게 하고 졸음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하게는 두통, 호흡기 질환, 근육긴장, 혈액순환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자동차를 타고 가는 동안 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운전 중 흡연은 본인 뿐 아니라 함께 차를 타고 가는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간접흡연의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 되므로 이번 기회에 금연을 결심하고 실천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평소 흡연 량에 따라 갑작스런 금연이 어려운 경우라면 니코틴 패치나 껌 등의 보조제를 이용할 수도 있다.
◆ 고열랑, 고콜레스테롤 음식 주의
지병이 있는 환자와 귀향길에 동행할 때에는 사전에 응급상황에 대처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의료보험증과 상비약을 지참하는 것은 기본이다.
당뇨환자는 과식으로 인한 고혈당도 문제이지만 배탈이나 설사로 인해 저혈당이 유발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고혈압이나 심장병 환자가 소금기를 많이 섭취하면 체내 수분이 고이는 울혈성 심부전이 올 수 있다.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어디서나 응급상황에서 먹을 수 있는 약을 준비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식혜, 떡, 각종 부침과 고기 등 대체로 기름지고 단 명절음식은 고열량, 고콜레스테롤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의 농도를 증가시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 환자들의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평소 식이요법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었다면 명절의 분위기에 휩쓸려 평소 생활습관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지나친 음주
이와함께 연휴기간에는 적응력이 약한 소아들은 물론 성인도 과음 과식으로 소화기 장애를 초래하기 쉽다. 연휴 때 쉬는 약국이 많으므로 간단한 소화제 정도는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도움말=고동희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예림 매경헬스 [yerim@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