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출신 F1 레이서가 이색적인 와인 시음대회를 개최했다. 'F1 주전 레이서'라고 하면 세계를 통틀어 28명 밖에 존재하지 않는 '귀한 몸'이다. 그런 F1레이서가 대회를 이틀 남긴채 기자들을 대상으로 와인 시음행사를 진행 했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다.
F1 로터스-르노(Lotus-Renault)팀 레이서 야르노 트룰리(Jarno Trulli)는 12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와인바 빨간차고에서 자신이 만든 와인 야르노 로소(Jarno Rosso) 2005, 트룰리 로소(Trulli’s Rosso) 2008 등 3종의 와인의 시음회를 직접 개최했다. 이번 시음회는 이 와인의 독점 공급사 코리아와인앤스피릿이 공동주최를 맡았다.
야르노 레드와인은 포도를 늦게 수확해 건포도를 만들어 이를 통해 숙성을 시키는데, 그러다보니 더욱 진하고 강렬한 향이 느껴졌다. 야르노 화이트와인은 프루티함(과일느낌)이 달콤함이 뛰어나 여성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것이라고 말하는 기자들도 있었다.
이날 선보인 야르노 와인은 사실 야르노가 최고의 기술을 동원해 자신의 취향에 딱 들어맞는 와인을 개발하고, 2002년에 주변 사람들과 나눠 마시기 위해 3000병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너무 뜨거워 2003년부터는 일반에도 판매를 시작하게 된 와인이다. 하지만 수확을 40일가량 늦추고, 2년반이 지나야 생산되는 제조기법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생산 물량을 늘릴 수가 없다. 이같은 이유로 연간 1만8000병~2만병만 생산되며 국내 가격도 20만원 가량으로 전망되는 값비싼 와인이다.
이번 시음 행사에는 야르노 트룰리와 매니저 루시오 카뷰토(Lucio Cavuto)가 참석해 카레이서와 와인 메이커로서 살아가는 인생 이야기도 펼쳐졌다.
야르노 트룰리는 6살때 범퍼카 레이스로 입문, 1996년에 F1 대회를 시작해 F1 경기만 총 251회 출전한 백전 노장이다. 최근 로터스로 자리를 옮겼지만, 신생팀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현재는 총 28명의 출전 선수 중 20위 권을 달리고 있다. 그가 속한 로터스팀은 94년 해체 후 2010년 처음으로 치른 복귀 레이스에서 10위의 성적으로 '최고의 신생팀(the best newcomer)에 선정되며 안정적으로 재출발했다.
야르노는 최근엔 고향 친구이자 매니저인 루치오와 함께 고향 이태리 아부르조에 훌륭한 포도밭을 소유해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선보인 와인은 Jarno Rosso 20
김한용 기자 /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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