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간 만성변비를 앓으며 최근 병원을 찾은 환자 A씨(63세, 여성)는 약 없이는 변을 볼 수 없는 상태였다. 그녀는 대장운동검사를 받고 그 결과 대장무력증이라는 것이 밝혀져, 복강경을 이용한 전(全) 대장 절제수술을 받고 정상적인 배변이 가능하게 됐다.
변비는 변이 오랫동안 장에 머물며 배설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지만 배변 횟수가 문제가 아니라 배변의 질이 더 큰 문제이다.
정상적인 배변 횟수는 일주일에 3회, 이틀에 한번 정도이다. 반면, 매일 배변을 보더라도 과도한 힘을 주거나, 변의를 느끼면서도 원활하게 배변하지 못하거나, 잔변감이 남고 단단한 변을 본다면 변비에 해당한다.
이런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변비이며, 약물 치료를 받고도 6개월 이상 증상이 계속되면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특히 만성변비 환자들은 추운 날씨에 변비에 노출되기 쉬우므로, 오랫동안 약물을 복용해왔거나, 수시로 자가 관장을 해왔다면 대장내시경·대장운동 검사·배변조영술 등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정춘식 한솔병원 진료원장(대장항문외과)은 “변비환자 가운데는 증세가 가벼워 약을 먹을 필요가 없는데도 변비약을 남용하거나 일시적인 해결이 가능한 관장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러한 상황이 자주 반복되면 심각한 변비로 악화될 수 있으니, 일시적인 배변장애가 있을 때 진단을 통해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만성변비의 원인은 크게 기질성과 기능성의 두 가지로 나뉜다. 기질성 변비는 대장암, 직장암, 장유착증, 탈장과 같은 병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다.
이 경우엔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면 변비도 함께 치료된다. 기능성 변비는 대장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말하는 변비가 이에 해당된다.
변비에 걸리면 항상 아랫배가 묵직하고 불쾌하다. 이 때문에 자세가 구부정해지면서 어깨 결림이나 요통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두통, 빈혈이 생기는 경우도 많으며 기미, 잡티, 여드름을 유발해 피부미용에도 좋지 않다. 만성변비가 되면 딱딱한 변이 항문이나 대장 벽을 반복적으로 자극해 치질이나 대장 게실증 등의 대장항문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변비는 ‘3·3·3운동’을 통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이 운동은 △하루 3끼를 거르
정춘식 원장은 “대부분의 변비는 잘못된 배변습관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라며 “‘3·3·3운동’을 생활화하면 변비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