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에서 배기가스 중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유입되는 문제가 심각하다. 국토부 측은 최근 현대차가 내놓은 개선품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조사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대차 측은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운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 일산화탄소, 얼마나 위험하기에
일산화탄소는 다른 배기가스와 달리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이기 때문에 누출여부를 알기 어려워 두통이나 주의력 산만을 가져올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될 가능성마저 있는 물질이다.
지난 7월부터 일부 소비자들은 그랜저로 100~120km/h 이상 속도으로 주행 했을 때, 차량에 배기가스가 유입돼 어지럼증이 발생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랜저를 운전하는 원승현씨는 "한 두 시간 정도 운전을 하면 머리가 띵하고 메스꺼운 느낌이 든다"며 고충을 호소했다.
건국대 환경공학과 김조천 교수는 30ppm의 일산화탄소에서 두 시간 정도 노출하게 되면 중추신경 장애와 시각장애, 나아가서는 정신장애까지 올 수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우리나라 대기환경 기준치 중 일산화탄소의 경우 9ppm으로 8시간, 25ppm 이상으로 1시간 이상 노출되지 않도록하고 있다. WHO 권고사항도 이 기준치에서 큰 차이가 없다. 기준치를 넘으면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아져 신체에 유해하기 때문에 대기 중 일산화탄소 량을 조절하기 위해 상시 조사 및 관련시설의 운영 등이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다.
◆ 일산화탄소 문제, '해결책은 묘연'
현대차는 지난 12일부터 환기필터가 장착된 부품인 '익스트랙터 그릴'을 개선품으로 무상 교환해주며 소비자 달래기에 나섰다. 개선품은 익스트랙터 그릴을 막고 있는 고무막의 두께가 기존 모델에 비해 두 배 이상 두꺼워졌으며, 고무막 위쪽의 경첩 부분에 있던 구멍도 없어졌다.
그러나 개선된 익스트랙터 그릴로 교환 받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배기가스가 유입을 주장하고 있어 당분간 배기가스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배기가스 유입이 차량의 구조적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랜저HG는 일체형 뒷범퍼 디자인을 위해 배기구의 끝을 안쪽으로 밀어 넣은 분리형 매립 머플러인데, 머플러 길이가 잘못 설계됐기 때문에 배기가스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고 범퍼 안에 머무르다가 트렁크로 이동하고, 이것이 실내로 스며든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배기구 등 차량 설계에 대한 문제는 없으며 익스트랙터 그릴을 교환하면 배기가스 유입 현상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새로 출고되는 차량에는 개선된 부품을, 이미 출고된 차량에는 개선된 부품으로 무상 교환을 하는 등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 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차량 실내에 적용할 일산화탄소 기준치는 정해진 것이 없으며, 대기기준을 그대로 적용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김한용∙전승용 기자 /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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