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사망 원인 중 하나인 심장 질환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고혈압, 협심증으로 대표되는 허혈성 심질환, 심부전 그리고 부정맥 등의 원인 질환으로 나눈다.
부정맥은 심장이 너무 빠르게 혹은 느리게 뛰는 경우를 통칭하는 말이다. 특히 맥박이 제멋대로 불규칙하게 뛰면 심방세동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심방세동은 70세 이상의 고령에서는 5%, 80세 이상에서는 7-8% 정도의 인구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한 부정맥이다. 주로 노화와 관련되어 나타나므로 현재의 고령화 추세를 고려할 때 앞으로 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노화 이외에 심방세동 발생에 영향을 주는 위험인자는 심장판막질환, 심부전, 심근경색, 비만, 고혈압, 당뇨병, 갑상선 질환 등이 있다. 특히 위험인자가 복합적으로 있다면, 심방세동의 발생 위험도 크고, 이 때문에 뇌졸중의 위험도 비례하여 높아진다. 위험요소에 관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방세동은 주로 가슴 두근거림, 피로, 어지럼증, 흉통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이 외에도 심장박동을 약하게 해 심장 내에서 혈액의 정체를 가져온다. 이 때문에 허혈성 뇌졸중 발생이 심방세동이 없는 정상인보다 약 5배나 높다고 알려졌다.
심방세동의 치료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빠른 맥박을 낮추어 주어서 두근대는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 심방세동을 근본적으로 정상 맥박으로 만드는 치료, 그리고 허혈성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항혈전 치료다. 심방세동을 정상 맥박으로 되돌리기 위해 항부정맥제를 쓰거나 약물치료에도 효과가 없다면, 시술(전극도자 절제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학적인 근거에 의하면, 항부정맥제나 전극도자 절제술이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졸중의 발생을 줄여준다는 객관적인 연구결과가 없다.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한 치료의 근간은 혈액응고억제제 복용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 학계의 최근 실정이다.
현재 대부분 환자는 와파린이라는 혈액응고억제제를 복용해 혈액 내에서 혈전을 생성하는 요소들을 차단함으로써 뇌졸중을 예방하고 있다. 와파린의 경우, 일정량을 복용하더라도 섭취하는 음식, 병용하는 약물(항생제, 혈압약, 감기약, 한약 등)에 따라 그 효과가 큰 폭으로 변동된다.
목표한 혈액응고 정도에 미치지 못해 혈전이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혈액이 과다하게 묽어져 출혈의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잦은 혈액응고지수 모니터링이 필수적이고 음식 섭취를 조절해야 하는 등의 불편함이 있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준다. 또한, 적어도 1-2개월에 한 번씩 혈액검사를 확인하러 병원을 방문해야 해 시간적, 금전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심방세동을 앓는 환자들에게 최근 기쁜 소식이 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차세대 혈액응고억제제들은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게 됐다. 음식 조절에 큰 제약이 없어, 환자들의 복용 상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임상 시험을 통해 심방
차세대 혈액응고억제제 중, 1일 2회 복용하는 다비가트란은 국내 허가를 받았다. 곧 허가가 기대되는 리바록사반의 경우 1일 1회 요법으로, 다른 차세대 혈액응고억제제보다 환자의 복용 편리성과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데 보다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남기병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