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에서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없었는데도 뇌졸중(중풍)이 올 수 있을까. 요즘 같은 꽃샘추위와 일교차가 심한 봄 환절기에는 가능한 일이다.
우리 몸은 외부 온도에 맞서 적정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의 수축과 이완운동을 활발하게 한다. 이때 적응력이 떨어져 있다면, 갑자기 혈관이 수축되면서 뇌로 가는 혈액공급이 제대로 안 돼 심장병이나 중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의학에서도 봄을 오행 중에 풍(風)의 계절로 겨울에 움츠렸던 면역력이 약해져서 적응력이 떨어지는 시기로 보고 중풍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그런데 고혈압처럼 중풍에 대한 전조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인 혈액검사로는 기질적․기계적 판단을 통한 결과가 정상일지라도 기능적인 문제까지 확인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엄밀히 따져서 전조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혈액검사로는 발견할 수 없었던 셈이다.
이와 달리 모세혈관 검사를 통해서는 중풍 소인 여부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 왜일까. 바로 모세혈관이 전신 순환계 질환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는 특성 때문으로, 순환계에 일어나는 작은 이상도 놓치지 않고 모양과 두께의 변화로 기록된다.
모세혈관 진단은 채혈 없이 특수현미경으로 손톱뿌리에 있는 모세혈관의 상태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혈액공급이 원활한 정상적인 모세혈관은 머리핀처럼 일정한 두께의 기다란 루프모양을 띤다. 반면 명주실처럼 가늘어지거나 두께가 불규칙해 보인다면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질환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고혈압이나 심각한 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모세혈관의 압력이 가중돼 수출모세혈관이 두꺼워지고 형태에 변형을 가져온다. 저혈압과 빈혈은 전체적으로 루프가 짧고 빈약해 보인다. 또한 전신성홍반성낭창(루프스)이나 결체조직질환, 전신경화증은 수입-수출모세혈관이 모두 두꺼워져 있으면서 모세혈관 끝이 성냥개비 머리 부분처럼 뭉툭하다.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당뇨병, 동맥경화증, 교원성 질병, 레이노병, 정신과질환에서는 모세혈관이 기형적으로 십자형을 보인다. 고지혈증이나 당뇨병은 중간중간 모세혈관이 끊겨 있고, 파열되어서 작은 출혈자반을 보이는 것도 있다. 노인들은 혈관노화가 심하면 칡뿌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모세혈관은 본래 심장에서 펌프질한 혈액이 손발 끝까지 온몸 구석구석 도달할 수 있도록 진공상태로 혈액을 끌어당기는 특유의 추진력을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 혈액의 점성이 물의 4~5배에 해당하기 때문에 심장의 펌프질만으로는 혈액이 온전히 순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볼 때 모세혈관의 중요성은 크게 부각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 몸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조직과 세포에서 사용하고 남은 찌꺼기와 이산화탄소 등을 버려주는 작용을 한다. 전해질의 균형, 체온을 조절해 인체 내의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항상성’에도 관여돼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이 원활하지 않으면 ‘불통즉통(不通則痛)’이라는 말처럼, 혈액이 제대로 통하지 않아 병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모세혈관을 건강하게 하려는 노력은 그 어떤 건강관리법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루틴 성분이 많은 ‘메밀’이나 양파의 ‘붉은 피막’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서 피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특히 양파의 붉은 피막은 요리재료로 사용하거나 말려서 차로 우려 마셔도 좋다. 한약재 중에서도 회화나무 꽃인 ‘괴화’나 지치나무 뿌리인 ‘자초’는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유효성분들의 투과성을 높여준다.
운동법으로는 등을 대고 누워서 손과 발을 들고 흔들어주는 운동은 모세혈관에 부담을 줄여서 혈액순환을
[한동하한의원 한동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