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IT기기의 발전과 함께 자동차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좋은 엔진이 장착되고 첨단 소재를 차체에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 인터넷을 사용하고 다양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자동차에서 경험할 수 있다. 또 최신 음성인식 프로그램은 스스로 학습하며 어휘를 습득하고 정확도를 높이기까지 한다. 막연했던 ‘생각’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BMW그룹은 지난 12일, 전세계 자동차 기자들을 대상으로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 새로운 내비게이션을 중심으로 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터치패드가 삽입된 iDrive 등을 소개하는 ‘BMW 이노베이션데이’ 미디어 행사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 듣고 말하는 자동차, 스스로 학습까지
“본부! 본부!” “우리 집”
지난 1997년 출시된 음성인식 핸드폰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프로그램이 사용자의 음성과 단어의 억양을 기억해 작동한다. 또는 미리 지정된 명령어에만 작동한다. 손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편의성이 크게 향상됨을 느낄 수 있다. 포드 싱크(SYNC)나 도요타 림(RIM), GM 온스타(Onstar) 등도 이러한 음성인식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명령어를 인식해 작동하는 기본적인 방식에 불과하다. 또 명령어는 지극히 제한적이고 운전자의 각기 다른 말투에 민감하지 못하다.
음성인식의 핵심은 기계가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명령어를 알아듣고 그것을 분석하는 데 있다. BMW는 클라우드 기반의 시스템을 통해 음성인식 프로그램의 언어처리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운전자가 음성으로 명령을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이메일 혹은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음성인식 시스템은 원격서버에 모아진 엄청난 양의 어휘를 통해 스스로 명령어를 분석하고 학습한다. 이와 동시에 텍스트로 내용을 받아 적고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자에게 전달하거나 명령을 수행한다.
스스로 언어를 분석하고 운전자가 자주 사용하는 어휘를 기억한다. 진화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라도 사투리가 심한 운전자가 경상도 운전자에게 차를 팔아도 음성인식 시스템은 아무런 문제없이 작동한다.
BMW에 따르면 커넥티드 드라이브의 음성인식 기능은 운전자가 말하는 내용을 자동으로 인식한다. 음성만으로 차량의 모든 기능을 제어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음성인식 시스템은 영어와 독일어만 지원하지만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며 국내화 작업을 위해 트레이닝센터에는 이미 설비와 장비를 갖춰놓은 상태다.
◆ BMW의 최신 내비게이션 시스템…터치 패드가 삽입된 iDrive
이번에 출시되는 7시리즈 페이스리프트 모델부터 BMW의 새로운 내비게이션 디자인이 적용되고 기능 및 조작 편의성 등이 개선됐다.
풀 LCD 디스플레이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메뉴와 배경화면, 3D 그래픽이 적용된 지도 등은 섬세하게 디자인됐다. 미적 요소와 함께 시인성까지 우수하다. BMW 내비게이션 디자이너에 따르면 예술, 건축, 조명 등 모든 아름다운 것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하면서도 한눈에 보기 편하고 조작할 때의 움직임도 고려해 사용감을 높였다.
3D 지도는 실제 거리를 입체적으로 묘사해 운전자의 방향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도 정보가 표시되고 음성인식을 통해 목적지를 설정하고 것도 기본적으로 지원된다.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는 iDrive 컨트롤러를 통해서 조작한다. 돌리고 누르는 조그셔틀에서 터치까지 가능하도록 한단계 발전했다. 컨트롤러 표면에 지름 45mm의 터치패드가 삽입됐다. 기존 BMW의 모델은 컨트롤러를 일일이 돌려가며 글자를 입력했지만 터치패드 삽입으로 글자를 쓰기만 하면 시스템이 인식하고 음성으로 읽어주기까지 한다.
또 내비게이션 지도를 확대하고 축소할 때도 스마트폰처럼 손가락 두 개로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다. 차량에서 인터넷을 할 때는 컴퓨터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처럼 손가락으로 커서를 움직일 수 있다.
iDrive 컨트롤러는 운전자가 최소한의 움직임만으로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고 BMW 측은 설명했다. 또 터치패드는 미니, 롤스로이스 등 BMW그룹의 전차종으로 확대 적용된다.
◆ 스마트폰이 자동차 속으로 들어오다
BMW는 오는 2014년부터 전차종에 심카드(SIM)를 장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자동차에 심카드가 장착되면 결국 자동차 자체가 스마트폰이 되는 것이다. 이에 차 안에서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을 그대로 쓸 수 있고 BMW 차량에서만 가능한 어플리케이션도 추가로 활용할 수 있다.
BMW 지난 2010년 자동차 업계 최초로 애플 아이폰의 어플리케이션을 차량에서 구현하는 기술 통합을 이뤄냈다. 독일 뮌헨과 미국 캘리포니아, 중국 상하이에 어플리케이션 개발 센터를 두고 있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지원도 준비 중이다.
BMW의 커넥티드 드라이브는 페이스리프트되는 7시리즈를 시작으로 새로운 기능들이 일부 적용되고 오는 2014년에는 BMW 전차종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에 BMW코리아 장성택 기술이사는 “BMW의 차세대 신기술이 적용된 차는 단순히 똑똑한 것 뿐 아니라 스스로 학습해 진화해가는 차”라고 말했다.
김상영 기자 /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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