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상포진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 통증의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환자의 63%에서 심한 통증을 보였으며 전체 중 약 6.7%는 상상 가능한 최악의 통증을 경험했다고 한다. 심지어 대상포진 환자의 절반 이상은 통증을 견디지 못해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야 할 정도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피부과학회(이사장 계영철, 고려대의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가 5월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2012년 1년 동안 전국 20개 대학병원에 내원한 대상포진 환자 1만9천884명을 조사한 결과, 56.7%(11,270명)의 환자들이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약 7%(1,368명)의 환자는 통증과 합병증으로 입원했다.
대상포진은 소아기에 수두에 걸려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가 수년 또는 수십 년이 지난 다음 노령이나 질병 등의 이유로 인체의 면역이 떨어지면서 다시 활성화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붉은 물집들이 옹기종기 군집을 이뤄 전체적으로 띠모양으로 나타나면서 그 부위에 타는 듯한 심한 통증을 보인다.
대상포진 환자들은 후유증에도 취약해 35.4%의 환자가 치료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으로 고통 받고 있었다. 가장 흔한 후유증은 전체 후유증의 90.9%를 차지하는 '통증'이었다. 각결막염을 비롯한 안구손상, 청각이상과 어지러움, 대소변이상, 안면마비 등의 부작용도 있었다.
또한 일반적으로 대상포진은 재발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조사 결과 전체 환자 중 약 4%(822명) 정도가 재발환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상포진은 초진 당시 다른 질환으로 진단•치료 되는 경우도 많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 실제로 이번 조사 결과 대상포진을 타 질환으로 오인됐던 환자가 8.4%나 됐다. 이로 인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더욱 심각한 통증과 후유증을 겪을 확률을 높이게 된다.
계영철 대한피부과학회 이사장(고려대의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은 “대상포진은 피부과 입원 환자 중 20% 이상을 차지하는 발병 빈도가 상당히 높은 질환"이라며 "치명적 통증과 신경통 등 후유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초기에 피부과 전문의의 전문적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지만 환자 대부분이 초기 증상 발생 시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대상포진 환자 수는 해마다 꾸준한 증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8년 416,216명이었던 대상포진 환자는 2012년 577,157명으로 4년 새 약 40% 정도 증가했다.
이 중 약 18%의 환자에서 당뇨, 암, 항암치료 등과 같은 면역 저하 상태가 나타났으며 향후 고령화 등의 이유로 면역저하 환자가 증가하면서 대상포진 환자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여 사회적 경제적 문제도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포진 환자 수 증가에 다른 치료비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8년 340억원이었던 한 해 진료비가 2012년에는 약 550억원에 달해 4년 새 58%나 늘었다. 한 해 평균 12%의 증가율이다.
이석종 대한피부과학회 홍보
이예림 매경헬스 [yerim@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