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월 미만 어린이에게 견과류 먹이지 마세요“

“우리 아이가 숨을 못 쉬어요”
주부 최영미(가명,33)씨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딸아이를 업고 응급실을 찾았다. 도착 당시 아이는 호흡곤란으로 얼굴이 파랗게 질려 있었고 숨을 헐떡이며 정신을 잃어버린 위급한 상황. 급히 응급 처리로 목에 걸린 이물질을 제거했으나 흡입성 폐렴으로 인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검사 결과 원인은 최씨가 15개월 된 딸아이의 건강을 위해 챙겨 먹이던 호두인 것.
이처럼 36개월 미만의 영·유아에게 견과류를 먹일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칫 잘못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이다. 최근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김경원 교수팀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이물흡인으로 인해 응급실을 찾은 30여 명 중 1명을 제외한 모두가 36개월 미만의 영·유아로 확인됐다. 그 중 약 80%가 땅콩 및 호두 등과 같은 견과류가 원인으로 밝혀졌으며 이물흡인 환자의 20%는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후유증으로 나타났다.

김경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땅콩과 호두 같은 견과류가 기도로 흡입되어 상기도가 폐쇄되면 산소공급 및 이산화탄소 배출이 불가능하고 폐쇄가 지속되는 경우 장기 손상이 올 수 있다”며 “이 같은 장기손상은 주로 혈관이 많이 분포된 뇌, 신장, 간, 심장 등에 발생하며 심할 경우 생명이 위험하거나 회복해도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기도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대부분 응급 수술을 통해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상부 기도에 있는 이물질이 제거되지 않으면 호흡곤란으로 인한 저산소증으로 생명에 지장을 주거나 다른 장기에 손상을 가져오는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염증이 생기면 폐렴 등 폐실질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내 아이가 갑자기 사레들린 듯이 기침을 심하게 하거나 숨을 쉬지 못한다면 이물흡인을 의심해야 한다”며 “하임리히 응급처치법을 수행하면서 최대한 빨리 응급실로 내원하는 것이 좋고 36개월 미만의 어린아이에게 땅콩 및 견과류를 먹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권고했다.
◆ 하임리히 응급처치법
△ 환자를 엎드린 자세로 처치 자의 하완부 위에 위치시킨다.
△ 환자의 머리 쪽을 약 60도 낮춘다.
△ 다른 손 뒤꿈치 부위로 양쪽 어깨뼈 사이를 때린다.
△ 때리는 방향을 환자의 머리 방향으로 4회에서 8회 때린다.
△ 환자의 머리와 목을 지지하면서 누운 자세로 전환한다.
△ 환자를 바로 누운 자세로 처치자의 하완부 위에 위치시킨다.
△ 환자의 머리 쪽을 약 60도 낮춘다.
△ 다른 손의 2개의 손가락으로 흉골 부위를 4회에서 8회 압박한다.
△ 엎드린 자세로 처치하는 방법을 먼저 시행하며 이물이 나올 때까지 시행한다.

매경헬스 편집부 [mkhealth@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