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목숨을 위협하는 질병 1위는 단연 암이다. 치료과정이나 수술이 까다로워 생존율도 좋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그중, 가장 최악으로 꼽는 것은 바로 췌장암. 발병률이 높지 않는데 비해 치료를 해도 예후가 나쁘고 5년 생존율은 10% 채 되질 않는다. 왜 췌장암은 사망률이 이렇게 높은걸까?
◆ 꽁꽁 숨겨진 췌장, 조기 발견이 어렵고 증상도 없어...
췌장은 음식물이 소화되고 에너지원을 쓰기 위한 효소의 분비를 하는 중요한 장기이다. 특히 머리, 몸통, 꼬리로 나뉘는데 췌장의 머리는 십이지장에서 담즙을 배출하는 담도와 가까워 여기에 암이 생기면 담도나 혹은 십이지장이 막힐 위험이 높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 속에 증상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췌장암의 주요 증상으로 복통, 체중감소, 황달 등을 꼽는데 증상이 생긴 후에 발견되면 늦는 경우가 많다. 주로 4기 이상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이미 간이나 복막으로 전이됐다면 수술조차 불가능하다.
특히 췌장은 몸 속 깊은 곳에 숨어있어 간단한 건강검진으로 발견이 어렵다. 초기증상도 잘 나타나지 않아 발견도 늦다. 최근 다양한 진단 기법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암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완전절제술의 대상이 되는 환자는 1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수술이 어렵다 보니 췌장암 4기 환자 또는 말기 환자에게는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문제는 상당량의 진통제를 사용하더라도 통증 조절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10명 중 4명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다. 이 과정에서 신체의 면역력을 떨어트리기 때문에 췌장암 환자는 우울증의 발생빈도가 높다.
◆ 가족력 있다면 조기검진 노력이 필요해…
췌장암은 환경적·유전적 요인도 일부 관여한다. 이 중 가장 위험도가 높은 군은 유전적 결함이 동반된 다른 암이 있는 경우이거나 유전성 췌장염 등이 있는 가족형 췌장암이 꼽힌다. 가족형 췌장암은 직계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2명 이상일 때를 말한다. 발생빈도는 직계가족 중에서 한 명일 때 4.5배, 두 명이면 6.4배, 세 명이면 32배로 위험도가 높아진다. 이 경우 10세 이전부터 전문의와 상의해 조기검진을 받는 노력이 필요하다.
당뇨를 장기간 앓고 있거나 55세 이상에서 가족력이 없이 갑자기 당뇨 진단을 받은 경우 췌장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 췌장암 환자의 70% 정도에서 당뇨가 동반되어 있고 제2형 당뇨에서 췌장암의 발생률이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오래된 당뇨보다 3년 이내 발생한 당뇨에서 췌장암의 위험도는 8배 높다.
이러한 췌장암은 아직 뚜렷한 예방법은 없다. 다만 흡연자가 췌장암에 걸리는 확률이 비흡연자보다 5배가량 높으므로 금연은 필수적이다. 육류를 중심으로 한 고지방, 고열량 식이와 비만을 피하고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식생활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게 도움이 된다. 또 췌장암 위험요인으로 알려진 용매제, 휘발유 등 화학물질에 노출이 쉬운 직업군은 보호장비 착용 및 안전수칙을 지켜 예방하는 게 좋다.
◆ 치료도 삶의 질을 고려해야…
췌장암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근치적 수술, 항암화악요법,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다. 특히 증상을 호전시키고 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되지만 아직까지는 환자가 감내해야할 고통이 따른다.
↑ 일본 NIRS 전경(사진제공 : 중입자치료지원센터코리아) |
일본에서는 수술적인 절개과정과 정상적인 세포의 손상 없이 암세포만을 정확히 제거하는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환자가 느끼는 고통이 거의 없어 삶의 질까지 높일 수 있는 치료로 알려진 ‘중입자선 치료’다. 중입자선 치료는 탄소 입자를 빛의 속도의 80% 이상 가속하여 X선의 12배, 양성자선의 3.2배 정도 강도로 환자의 암세포에 주사하여 정상 세포의 손상은 거의 없이 암세포만 사멸시키는 치료법이다.
일본 입자선 암 상담클리닉 츠지이 히로히코 원장은 “중입자선 치료를 시행했을 때 ‘초기 췌장암 1년 국소제어율’은 약 86%에 가깝다”며 “중입자선 치료는 다른 양성자나 X선, 방사선과 달리 최소한의 세포 손상을 일으켜 몸의 부담이 적기 때문에 췌장암 환자의 치료 전·후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입자선 치료 기술은 일본 방사선종합의학연구소(이하 NIRS)에서 1994년, 세계최초로 개발된 기술이다. 국내 암환자도 2012년부터 ‘중입자선 치료’의 길은 열렸다. 중입자치료지원센터코리아는 그동안 일본 NIRS와 업무협약을 맺고
[ 매경헬스 김충식 기자 ] [ mkludacris@mkhealth.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