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야 할 8월 중순에 비정상적인 기압의 흐름으로 장마같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연일 비가 내리기 시작한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전국 45개 주요 관측소의 평균 강수량은 75.1㎜로, 평년(25.7㎜)의 약 3배에 이릅니다.
특히 광복절(15일)을 중심으로 곳곳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이 기간 중부(78.2㎜)와 남부(72.8㎜)에 고루 비를 뿌렸습니다. 이번 비는 서해상에 자리 잡은 저기압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통상 이맘 때쯤이면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에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지만, 비정상적으로 발생한 저기압 탓에 '장마 날씨'가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8월 중순은 북태평양고기압이 가장 강하게 발달하는 시기로, 비 한번 내렸으면 할 만큼 맑고 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때"라며 "하지만 올해는 이 고기압이 일본이나 제주 남쪽에 찌그러져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같은 기간 전국의 평균 강수량은 3.6㎜에 그쳤습니다. 2015년에도 8.0㎜의 비만 내렸고, 2014년에는 24.3㎜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북쪽과 남쪽에서 다른 공기층이 충돌하면서 서해상에 저기압이 발달했다"면서 "이 저기압이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옮겨가야 하지만 우리나라 북동쪽의 차갑고 무거운 기류에 막혀 일종의 '동맥경화' 현상이 벌어졌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저기압의 정체 현상은 다가오는 주말까지 지속되면서 전국에 비를 뿌릴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은 17일까지 이틀 간 경기 북부와 강원도(영서 남부 제외)의 예상 강수량을 20∼70㎜로 예보했습니다. 강원 북부에는 곳에 따라 최대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과 경기 남부, 강원 영서 남부, 충청도, 경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저기압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힘이 약해지면 북태평양기단이 다시 한 번 영향을 줄 때가 올 것"이라며 "다음 주면 낮 최고기온이 평년 수준을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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