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에 '울긋불긋 가려워'…가볍게 넘기면 안돼요
춥고 건조한 날씨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입니다. 차갑고 메마른 공기에 피부가 수분을 빼앗기면서 각질이 일어나는 일이 잦고, 극심한 가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가려움은 건조한 날씨 탓이겠거니, 두드러기나 붉은 반점은 특정 음식물 탓이겠거니 싶어서 얕잡아 봤다가 병을 키울 우려도 있습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겨울에는 이런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건선이나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CSU) 등 심각한 피부질환을 뒤늦게 발견하는 환자들이 흔합니다.
건선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만성 난치성 피부질환이며, 겨울에는 차가운 바람에 피부의 보호 장벽이 무너져 악화하기 쉽습니다.
건선 환자 중에서는 울긋불긋한 발진이나 과다한 피부 각질, 가려움증을 겪으면서도 이를 단순한 피부건조증이나 두드러기 등으로 오인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중증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대한건선학회에 따르면 건선 환자 5명 중 1명은 발병 후 1년이 지나도록 병원을 찾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건선이 단순 피부질환이 아니라 면역체계 이상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해 나타나는 질환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하며,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건선을 오래 앓으면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인 염증성 장질환, 관절염 등의 발병 위험에도 노출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또 피부에 붉은 반점과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두드러기가 6주 이상 지속한다면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인지 의심할만합니다.
이 역시 건선과 마찬가지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피부 면역 질환입니다.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피부 발진과 함께 혈관이 부어오르면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극심한 가려움증과 통증으로 수면장애 등을 초래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사례도 드물지 않습니다.
얼굴 등 노출된 부위에서 두드러기 증상이 지속될 경우 대인기피, 심리적 위축 등 정신건강 문제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건선 환자에게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는 경향입니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가려움과 발진 등의 증상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오래 계속
박영민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가려움이 심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두드러기가 6주 이상 지속한다면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를 의심해야 한다"며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