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의료 진단 현장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정립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하면서 헬스케어 산업과의 융합 사례로 나타난 것이 바로 디지털 헬스케어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사람 생체 신호를 배경으로 개인 건강 기기 및 개인 건강 애플리케이션, 개인 건강 정보 플랫폼을 활용한 맞춤형 의료서비스 형태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과거 전통적 의료서비스 패러다임에는 오직 치료가 중심이 되어 왔다. 반면 최근 들어 기술 발전에 따라 사용자 중심의 개인화(Personalized), 예측(Predictive), 예방(Preventive), 참여(Participatory) 등 4P 주도형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헬스케어는 환자와 의료진이라는 치료의 이분법적인 한계를 벗어나 예측, 예방 등 그 개념을 확대하여 정립한 사례로 통한다. 최근에는 첨단 기술로 무장한 원격 시스템 개발이 이루어져 디지털 헬스케어 개념 정립 및 확대의 근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원격 초음파 진단을 꼽을 수 있다.
◆멀리 떨어진 환자 초음파 진단 가능한 원격 로봇시스템 개발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서준호 박사팀은 최근 원격 의료영상 진단 시스템인 'RADIUS(래디어스)'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시스템은 영상 전문의가 사용하는 '마스터 로봇'과 환자가 쓰는 '슬레이브 로봇'으로 구성돼 있다.
로봇시스템은 전문의가 마스터 로봇의 초음파 진단 기구를 평소 초음파 검사할 때처럼 움직여주는 작동 원리다. 이 움직임에 따라 환자 배 위에 놓인 슬레이브 로봇이 움직이며 초음파 영상을 얻어낸다.
이 영상은 전문의가 볼 수 있도록 슬레이브 로봇에서 대형 병원의 화면으로 실시간 전송된다.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의 무게는 1.5kg 정도로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초음파 진단 기구를 360도 회전시킬 수 있게 마스터 로봇에 구동기를 추가했다.
연구진은 울릉보건의료원, 삼성서울병원 등과 시스템 성능을 시험한 결과 인터넷망만 있으면 실시간으로 초음파 영상을 얻고 로봇을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로봇시스템은 현재 특허 등록이 된 상태이지만 임상 허가는 받지 않았다. 연구진은 실용화에 최소 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휴대용 무선 초음파 기기 개발, 디지털 헬스케어 목표 확대
모바일 헬스케어 스타트업 힐세리온은 원거리 초음파 진단이 가능한 휴대용 무선 초음파 기기 '소논(SONON)'을 일찌감치 개발하고 국내 보급 및 해외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SONON은 부피가 크고 무거웠던 기존 초음파 진단기를 손바닥 정도 크기로 축소한 혁신적 의료기기다. 휴대성을 극대화한 것은 물론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에 연결하여 영상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도서 산간 지역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산부 건강 및 태아 상태를 비롯하여 근골격계 등 다양하게 현장 진단이 가능하다. 이미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KFDA) 인증을 비롯하여 유럽 CE의료기기, 캐나다 인증,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의 인증도 획득했다.
힐세리온은 디지털 헬스케어 확대를 두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계획을 체계화하고 있다. 단순히 초음파 원격 진단이 가능한 기기 보급에 힘쓰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헬스케어 개념을 1차 의료로 확대, 정립하겠다는 취지다.
힐세리온 류정원 대표는 "1차 의료기관의 경우 청진기 외에는 환자를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무 것도 갖추어져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기존의 MRI, CT 뿐 아니라 초음파 진단을 하려고 해도 2차, 3차로 전원을 보내는 사례가 많은데 소논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 줄 디지털 헬스케어 아이템으로 꼽힌다."고 전했다.
즉, 진단 기술 활용이 전무하다시피 한 1차 의료에 디지털 헬스케어 아이템인 휴대용 무선 초음파 기기를 널리 보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힐세리온은 국내 1차 의료기관 다수에 소논을 활발하게 보급하고 있다. 또한 의료 환경이 낙후된 해외 지역을 대상으로도 수출 사례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힐세리온은 전공의, 공보의 또는 1차 의료기관 의료진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핸즈온 초음파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휴대용 무선 초음파기기 소논의 인터페이스를 익힐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는 셈이다. 1차 의료기관 내 의료진들은 초음파 기기에 대한 생소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것이 힐세리온 핸즈온 초음파 교육의 목표다.
힐세리온은 휴대용 무선 초음파기기 소논을 필두로 커다란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1차
원진재 매경헬스 기자 [ wjj12@mkhealth.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