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이라 하면 흔히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을 떠올리게 된다. 그만큼 관절염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발병률 높은 질환으로 꼽히고 있다. 중요한 점은 관절염이라 하더라도 두 질환의 차이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씨젠의료재단 민도식 의료부원장 (한양대학교 류마티즘연구소 수석연구원, 의학박사)은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은 발병 원인부터 증상, 치료법까지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퇴행성관절염은 기본적 발병 원인은 노화라고 볼 수 있다. 오래 쓰는 물건이 고장나듯 우리 몸의 관절도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결국 노쇠화 되기 마련이다. 무릎 관절 내 자리한 연골은 충격 완화 역할을 수행하는데 시간이 지나며 점차 닳게 된다. 연골이 손상되면 결국 관절끼리 서로 맞닿아 부딪히게 되고 극심한 통증의 원인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이 바로 퇴행성관절염이다.
반면 류마티스관절염은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의학계에서는 면역 체계 붕괴에 의한 염증 발생을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면역력 오류로 인해 체내에 침투한 세균, 바이러스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체를 공격하게 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관절 윤활막을 공격하여 염증이 발생하는 증상을 류마티스관절염이라 부른다. 류마티스관절염 발병률과 면역 능력의 정도는 크게 상관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도 각각 다르다.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허리 등 주로 힘을 많이 받는 관절에서 염증 및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손가락 관절에서는 손톱 바로 아래 관절(원위지관절)의 변형과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국소적으로 나타나는 퇴행성관절염과 다르게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 통증과 함께 몸살, 전신피로감이 동반된다. 아울러 손가락 원위지관절을 제외한 나머지 관절, 손목, 발목, 팔꿈치, 어깨 등 작은 관절 부위에서 대칭적 또는 동시다발적으로 통증이 발생한다. 물론 무릎이나 고관절, 심한 경우 경추까지 침범한다. 아침에 기상할 때 강직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통증이 극심할 경우 관절 기형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방치하면 건강 악화 및 일상생활 속 커다란 불편 초래
만약 퇴행성관절염을 그대로 방치하면 관절이 망가져 가동 범위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특히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거동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일상생활 속 큰 불편함을 초래한다. 극심한 통증 때문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 할 뿐 아니라 관절 변형으로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질수 있다. 따라서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는 중장년층이라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연골 상태 등을 정밀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류마티스관절염 증상이 악화되면 심한 기능적 장애, 만성 통증, 피로감, 우울감, 식욕부진 등이 나타나 일상생활을 방해한다. 특히 관절 뿐 아니라 호흡기, 심혈관계, 신경계 등에 임상 증상이 나타나는 전신 질환으로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합병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모두 조기 발견 및 빠른 치료가 관건
퇴행성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모두 조기 발견 및 빠른 치료가 핵심이다.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연골 손상에 의해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일찍 발견하는 것이 빠른 치료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연골은 신경세포가 없어 손상되어도 별다른 통증을 일으키지 않는다. 연골이 모두 손상되어 관절끼리 맞부딪힐 때 비로소 통증을 나타내는 것이 바로 퇴행성관절염이다. 따라서 연골 손상 상태를 일찍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다가 연골은 손상될 경우 다시 재생하지 않는다. 연골이 모두 닳은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라면 인공관절 치환술을 고려해야 한다. 퇴행성관절염을 조기에 발견하면 생활습관 교정 및 운동요법, 약물치료로 진행을 늦추거나 연골재생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완치되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을 확실하게 진단하는 검사법은 아직 없다. 따라서 특징적인 증상, 검사 결과, 방사선학적 징후 등을 종합하여 의사의 판단으로 진단을 내리게 된다. 초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 목표는 관절 통증을 최대한 완화시키고 염증을 줄여 일상생활 속 불편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아울러 합병증 발병률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관절이 붓고 아픈 급성기일 때에는 휴식이 필요하다. 이때 관절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충분한 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대부분은 급성기가 지난 후 어느 정도의 일상생활은 가능하다. 다만 너무 움직이지 않으면 오히려 더 뻣뻣함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손가락, 손목 등 작은 관절에 큰 통증이 없다면 가볍게 걷는 유산소운동을 권할 수 있다.
원진재 매경헬스 기자 [ wjj12@mkhealth.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