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렌디피티(Serendipity). 영화 제목으로도 잘 알려진 이 말은 '우연한 발견'이라는 뜻을 지녔습니다.
과학 연구에선 이렇게 운 좋게 중요한 발견을 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는데, 항생제 페니실린의 발견이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최근에는 흔히 쓰는 항생제 '네오마이신'(neomycin)이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우연히 발견됐습니다.
미국 예일대 연구진은 "네오마이신을 바른 쥐는 바이러스 감염 기간이 짧고, 감염 증상도 덜 나타나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Microbiology) 9일 자에 실렸습니다.
애초 연구진은 동물의 몸에 상주하는 세균이 바이러스 감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연구진은 유익한 세균을 없애려 암컷 쥐의 생식기(질)에 항생제인 네오마이신을 바른 뒤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네오마이신은 세균에 감염돼 피부염 등이 생길 때 주로 연고나 크림 형태로 바르는 항생제입니다.
그 결과, 이 약을 바른 부위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의외의 성과를 얻었습니다.
추가 실험으로 연구진은 원인까지 밝혀냈습니다. 네오마이신이 쥐의 면역물질인 '인터페론'의 생산을 촉진해 항바이러스 효과를 낸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지카바이러스와 독감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데도 네오마이신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아키코 이와사키 교수는 "널리 쓰이는 네오마이신(아미노글리코시드 계열의 항생제)의 놀라운 항바이러스 효과를 발견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효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항생제의 오남용을 권장하는 증거로 사용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데다, 항생제 오남용이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만큼 항생제를 항바이러스제로 사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