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연기하거나 최소화했던 조혈모세포 이식이 국내에서는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어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서울성모병원은 면역기능이 많이 떨어진 백혈병 등 혈액질환 환자를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면서도 조혈모세포 이식 등을 지속할 수 있었던 대응 전략이 국제학술지 '영국혈액학회지'에 게재됐다고 오늘(21일) 밝혔습니다.
국내에서 올해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후 병·의원들은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고강도의 억제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세계적으로 감염병 위기가 고조된 3월과 4월에는 유럽조혈모세포이식학회도 혈액암 환자의 항암 치료나 조혈모세포 이식이 급하지 않다면 연기를 권고하는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내 상당수 병원도 항암요법과 조혈모세포 이식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성모병원은 국내 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혈액질환 환자에 대한 치료를 지속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중증 혈액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당장 치료가 중단되거나 연기될 경우 돌이킬 수 없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성모병원은 환자의 진료를 줄이는 대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 코로나19를 차단키로 했습니다.
병원측은 선별진료소, 안심진료소를 마련하고 문진표를 사용해 환자를 분류했습니다. 환자에 따른 이동 동선도 철저히 분리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독립된 공조 시스템이 마련된 한 층 전체를 비웠습니다.
코로나19 환자뿐만 아니라 폐렴 또는 역학적 위험 요인이 있는 환자들 역시 일반 환자와 섞이지 않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병원 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거나 확산하지 않은 채 정상적으로 진료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3월 혈액병원의 외래 환자 수는 9천명, 조혈모세포 이식 건수 역시 50건 안팎으로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특히 지난 어린이날에는 인도 뉴델리에서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한국에 도착한 5세 여아 A양이 서울성모병원에서 즉각 치료를 받아 화제가 됐습니다. 당시 A양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뒤 현재 무균 병동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병원 내 감염을 완벽히 차단한 사례라고 병원은 의미 부여했습니다.
조성연 감염내과 교수는 "서울성모병원은 진료를 제한하기보다는 별도의 혈액병원 안심진료소 운영 등 적극적인 대응 전략
김동욱 혈액병원장은 "이번 논문이 코로나19 위기로 정상적인 진료를 하지 못하는 전 세계 의사와 환자에 참고가 돼 중증 혈액질환 환자의 진료가 차질없이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