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위기감이야 늘 있어 왔던터라 대수롭지 않게 보는 분들도 있지만, 혹여 정말 전쟁이 나는 것 아닌가 불안해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정말? 혹시라도?
북한이 허튼 행동을 하지 못하게 강력 제재하거나 혹은 달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우리 시간으로 어제 자정에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대북 제재안은 10분 만에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 대사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라이스 / 유엔 주재 미국대사
-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은 점점 고립될 것이며 국제사회에 대항하는 대가도 더 커질 것입니다."
제재안에는 의심스런 화물을 실은 북한 항공기와 선박의 검색과 통과 불허를 의무화하고, 금융제재도 의무화했습니다.
고가 보석 등 사치품을 금수대상으로 지정했고, 북한 외교관의 밀매와 밀수를 차단하기 위한 밀착 감시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한마디로 북한 지도부의 숨통을 죄는 내용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북한이 이번 유엔 결의안으로 얼마나 타격을 입을지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릅니다.
워낙 제재에 익숙한 정권이라 군사적 제재없이는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과 북한 정권이 그나마 연명할 수 있었던 무기와 사치품 밀매가 차단돼 북한 내부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 제재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 성명입니다.
▶ 인터뷰 : 북한 외무성 대변인
- "제2의 조선전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이 끝끝내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지른다면 활화산처럼 타오르게 될 정의의 불길에 타 없어질 것은 침략자들과 저주로운 군사분계선뿐이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성명도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북한 조평통대변인
- "조선 정전협정이 완전히 백지화되는 3월11일 그 시각부터 북남 사이 불가침에 관한 합의들도 전면 무효화될 것이다."
남북 불가침 합의를 무효화하고 제2의 조선전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는 말이 허튼 위협일까요?
김정은은 연평도에서 불과 9km 떨어진 무도와장재도 해안기지를 방문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적들이 우리의 영해, 영토에 단 한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다시는 움쩍하지 못하게 적진을 아예 벌초해 버리라."
연평도 포격때와 같이 우리의 훈련을 핑계로 포 사격을 하겠다는 걸까요?
실제로 북한 군의 동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북한 황해도에 있는 4군단 예하 포병부대가 우리 수도권을 겨냥한 모의사격 훈련을 최근 급격히 늘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군단은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사건을 일으킨 부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 해안포 상당수도 진지 밖으로 나와 포문이 계속 열려 있고 병력의 움직임도 활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선중앙TV에 나온 북한 병사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북한 병사
- ""우리 천만 병사들의 가슴가슴은 단숨에 적들의 본거지를 날려 버릴 불타는 열의로 끓어 번지고 있습니다."
우리 군 역시 북한이 무력도발을 한다면 강력 응징하겠다는 경고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김용현 합참 작전부장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의 말을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김용현 / 합참 작전부장
- "북한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정을 위협하는 도발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은 도발 원점과 도발 지원세력은 물론 지휘세력까지 강력하고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며 이를 시행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밝힌다."
▶ 인터뷰 : 김민석 / 국방부 대변인
-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을 공격한다면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인류의 의지로 김정은 정권은 지구상에서 소멸될 것이다."
청와대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외교안보정책점검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습니다.
어떤 대응책이 나왔을까요?
정말 우리 군이 밝힌 대로 북한이 도발하면 원점은 물론이고 지휘세력까지 타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을까요?
확전이나 전면전도 감수하겠다고 방침을 세웠을까요?
그동안 역대 정권들이 확전과 전면전만큼은 피하고 싶었던 이유는 우리가 쌓아놓은 경제적 성장이 물거품이 될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북한의 위협에 굴복하고 끌려다닐 수도 없는 일입니다.
이런 딜레마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전문가들의 생각은 엇갈립니다.
어제 시사 마이크에 나왔던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과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김태우 / 전 통일연구원장
- "지금은 어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응징해야 합니다. 더 이상 북한한테 끌려간다면 우리가 앞으로 우리가 원하는 상호존중의 남북관계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북한은 남한을 두렵게 생각하고 도발의 대상이 아니라 대화 협력의 대상이라고 인식해야 하고, 우리는 그렇게 인식하고 있죠. 제가 결정권자라면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김근식 /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북한이) 만약에 도발한다면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응징하는게 필요하지만, 그것이 전쟁으로 이어지거나 한반도의 평화가 깨지는 수준으로까지 가는 것은 막아야 하는 것이 지도자의 임무입니다. 그 부분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이 정말 도발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극대화되고 있는 이 상황을 어떻게 안정시키고 연착륙시킬 수 있을까요?
박 대통령에게 잔인한 선택의 시간이 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