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가 1일부터 5일까지 전국 2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45.3%로 1주일 전보다 0.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3월 중순부터 가파르게 떨어지던 하락세가 일단 멈춘 셈입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멈춘 것은 북한에 대한 결연한 대응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박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박근혜 대통령(4월1일)
- "북한이 도발할 때 정치적 고려를 하지 말고 초전에 강력히 대응할 것입니다. 군의 존재 이유는 국가와 국민을 위협에서 지키는 것입니다. 군통수권자로서 북한의 돌발적이고 기습적인 도발에 대해 직접 북한과 맞닥뜨리는 군의 판단을 신뢰할 것입니다."
국정 운영을 함에 있어 항상 정치적 고려를 해야 하는 대통령이 정치적 고려 없이 초전에 강력히 대응하라니요?
역대 대통령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일부에서는 대통령으로서 너무 센 발언을 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박 대통령이 할 말을 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위협을 대하는 박 대통령의 태도 역시 결연합니다.
김양건 북한 대남 비서의 발언과 이에 대한 박 대통령의 말도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김양건 / 북한 노동당 대남 비서
-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남조선의 대결광신자들은 ‘돈줄’이니, ‘억류’니, ‘인질’이니 하면서 우리의 존엄을 모독하는 참을 수 없는 악담을 계속 줴치고(지껄이고) 있다. 개성공업지구가 그 본래의 성격과 사명을 떠나 동족대결과 군사적 도발의 마당으로 전락하는 사태를 더는 허용할 수 없다. 그러한 개성공업지구는 없는 것보다 못하다"
▶ 박근혜 / 대통령
- "북한이 어제 조업을 잠정 중단시키겠다고 한 것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위기를 조성하면 또 타협과 지원, 끝없는 여태까지의 악순환을 우리가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겠습니까? 북한이 이런 식으로 국제규범과 약속을 어기고 개성공단 운영을 중단시킨다면 앞으로 북한에 투자할 나라나 기업은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북한이 겁을 준다고 또 적당히 물러서지는 않겠다는 뜻일까요?
어쨌든 이런 박 대통령의 태도는 혹여나 안보에 불안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안심시키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대북 대처법으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멈췄지만, 문제는 어떻게 상승 반전의 계기를 만드느냐 하는 점입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로 돌아서려면 강경 대응을 지지하는 사람들 마음뿐 아니라 대화와 타협을 지지하는 나머지 국민 절반의 마음도 얻어야 할 듯합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언제 가동될지 관심이 많습니다.
당근이냐? 채찍이냐?
어쩌면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쫓아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릴 듯합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현재 진행형이라면, 저 반대편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활약했던 두 대선 후보의 사후 평가가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민주통합당 대선평가보고서가 오늘 발표됐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문재인 전 후보는 리더십이 부족했고, 안철수 전 후보는 아마추어적이었다'는 겁니다.
문 전 후보는 친노 세력에 대한 입장이 불분명해 당의 혼란을 부추겼고, 대선 전 의원직 사퇴라는 사즉생의 각오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안 전 교수는 단일화 과정에서 무리한 고집을 부렸고, 단일화 이후 문 후보에 대한 지원이 너무 미온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대선 패배의 책임은 문재인 후보에게 70%, 안철수 후보에게 30% 있다는 겁니다.
7대3. 공정한 평가였을까요?
문재인 의원 쪽과 노원병에서 뛰는 안철수 후보 쪽에서는 이런 대선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억울하다고 할까요? 지나치다고 할까요?
문재인 의원으로서는 후보로 직접 뛴 당사자니 유구무언이겠지만, 안철수 후보로서는 좀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나름 최선을 다해 도왔는데, 자기에도 30% 책임이 있다니요?
안철수 후보는 앞으로 자신의 정치 행보와 관련해 신당 창당, 민주통합당 입당, 무소속 유지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습니다.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선거 결과가 영향을 많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도움 없이 당선이 되면 그 기세를 몰아 신당을 창당하고, 민주당 도움이 없어서 낙선하면 민주통합당에 입당한다는 뜻일까요?
안 후보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안철수 / 무소속 예비후보
- "지지자분들 마음을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고, 앞으로 새 정치의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는 항상 함께 하겠습니다."
그런데 안 후보가 아직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너에게도 30% 대선 패배 책임이 있다'는 평가보고서가 나오면 민주당에 입당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가도 사라지지 않을까요?
안 후보가 대선 패배 책임을 순순히 인정하면 모를까요?
어쨌든 안철수 후보는 낙선해도 정치를 계속하겠다고 하니 두고 볼 일입니다.
일희일비하지 말자는 말이 맞긴 하지만, 대통령이나 또는 차기를 노리는 사람들은 민심이 하루하루 어떻게 바뀌는지 늘 신경쓰일 수밖에 없겠죠.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