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선거개입 문제가 우리 사회 보혁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에는 핵심 증인인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출석했습니다.
하지만 증인 선서를 거부하면서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습니다.
청문회 영상 잠깐 보겠습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청문회>
정청래, 권성동, 박영선 김진태 의원 질의 응답
민주당 의원들은 2012년 12월16일 밤 11시 경찰이 국정원 댓글 사건의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 조작됐다고 집요하게 추궁했습니다.
반면 새누리당 의원들은 대선에 영향을 미칠만한 내용은 없었으며, 경찰 수뇌부의 개입도 없었다는 증인들 주장을 적극 옹호했습니다.
오후에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별안간 출석했습니다.
<원세훈 전 원장의 청문회 영상 잠깐 보겠습니다.>
마찬가지로 민주당은 국정원이 수뇌부의 지시에 따라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추궁했고,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억지를 부린다고 맞섰습니다.
여러분들은 오늘 청문회 어떻게 보셨습니까?
실체적 진실이 밝혀졌다고 보십니까?
오늘 청문회만 놓고 봐서는 어느 쪽이 거짓이고, 어느 쪽이 진실인지 가리기 어렵습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오늘 청문회를 보는 시각도, 증인들의 말에 대한 믿음도 달랐을 겁니다.
청문회를 열었지만,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한 갈등은 깔끔히 해소되기 어려울 듯 싶습니다.
자칫 갈등이 더 커질 것 같습니다.
이념 갈등과 투쟁으로 번질 것 같기도 합니다.
우려했던 대로 어제 8.15 광복절날 국정원 선거개입을 놓고 충돌이 있었습니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소속 5천여명이(경찰쪽 추산 3,500여명)이 8.15 평화통일대회를 연뒤 서울 시청 앞에서 서울광장까지 기습적인 거리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했고 참가자 175명이 연행됐습니다.
또 다른 1,500여명은 종로1가에 모여 도로를 점거하며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종로와 광화문 일대 교통이 일순간 꼭 막혔습니다.
경찰은 급기야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나섰습니다.
박근혜 정부들어 서울 시내에서 물대포가 등장한 것은 처음입니다.
경찰은 이날 모두 301명을 연행했습니다.
경찰은 주최자 뿐 아니라 불법행위 가담자들을 모두 형사처벌할 계획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식에서 '대통합'을 역설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눈 앞에 펼쳐지는 것은 대통합과 거리가 멉니다.
국정원 선거개입 문제가 자칫 우리 사회의 극단적 분열을 가져오는 것은 아닌지요?
그 분열을 막기 위해 국회가 청문회를 열었지만, 오늘 청문
정말 극단적 대결없이 국정원 선거개입 문제를 풀 방법은 없을까요?
정치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다시 과거로 자꾸 회귀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김희경 이민경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