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국현안 이번에는 안철수 의원과 정치 행보를 함께 하고 있는 분이죠. 무소속 송호창 의원 모시고 말씀 듣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 국정조사 청문회에 안철수 의원이 직접 방청을 하셨더군요. 어땠을까요?
-아주 중요한 국정 현안에 대한 문제이고 민주주의 근본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당연히 관심을 가지고 특위위원들을 격려하는 의미에서 참여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 방청하고 나서 다른 얘긴 없었습니까?
-네.
▶ 보통 국조특위 같으면 무소속 의원도 한두 명 들어가지 않나요?
-그것은 국회의장이 결정하는 사안이라서 상황에 따라 의장이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따라 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의원님이 해보시고 싶어 하셨던 특위 같은데요?
-제가 다른 일들이 많아서요.
▶ 국정조사를 보셨을 텐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지금 마무리단계에 들어와 있는 상태인데 국정조사를 왜 하는지부터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국가의 정보기관이 대통령 선거 과정에 개입했고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과거에 정보기관이 재벌 기업을 없애기도 하고 만들기도 하고 국민 모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던 역사가 있는데 현재에도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문제이고요. 이게 사실이라면 제대로 밝혀서 다시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될 문제일 텐데요. 그런데 사실 이것이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에서만 있었던 일이 아닙니다. 그 이전에도 제가 작년 국정감사를 할 때 대정부 질문을 했던 사안도 당시 기재부 장관이었던 박재완 장관이 정부차원에서 당시 야당의 경제 정책에 대해 거짓된 통계를 가지고 사실과 다르다 비난과 비판을 하고.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발언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중앙선거 관리위원회에서도 박재완 장관에게 이것은 선거법 위반이기 때문에 이렇게 해선 안 된다고 지적까지 했었죠. 뿐만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 같은 경우 여당에게 유리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까지 당했던 사안입니다. 그런 정도의 심각한 사안이었는데 이것이 국가정보원이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보통 문제가 아닌 거죠. 그런 차원에서 국가의 기본을 바로 세우는 문제이기 때문에 여야를 떠나서 밝힐 것은 밝히고 재발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번 국정감사 과정을 보면 국정조사를 하게 되는 과정도 물론 지금의 여당인 새누리당은 과거정부부터 지금 정부까지 정부를 책임졌던 곳이기 때문에 지난 정부의 행동이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 드러내는 것보다 숨길 게 더 많겠죠. 물론 그렇긴 하겠지만 이것은 당리당락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명운과 장래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밝혀야 되는 문제죠.
▶ 국기를 흔드는 사건일 수 있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제도적 개혁을 하도록 국정조사가 가야되는데 제대로 못 갔다는 거 아니에요? 그 원인이 새누리당 의원들의 태도에 있다고 보십니까?
-기본적으로 지난 정부에서 책임을 졌던 사람들, 국가정보원 뿐만 아니라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각료들과 장관들, 정부 부서들이 직접적으로 나서면서 불법 선거 운동을 해왔던 겁니다. 그 과정에서 생긴 국정원의 불법선거 개입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 여야를 떠나 분명하게 고칠 것은 고치고 지킬 것은 지키게 해주어야 하는데 지금 이것이 정쟁의 형태로 나타나서 제대로 된 성과를 못내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 특검까지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지금 상황을 보면 국정조사를 통해서도 어떤 성과를 내지 못하고 국회에서도 여야의 합의를 통해서 국헌문란의 기본 질서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와 힘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게 안 나타나고 있다는 거죠. 그런 상태에서 정치권은 혼란스럽기만 하고 국민들은 이제 짜증스럽기까지 합니다. 우리사회의 정치권을 비롯해서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지 못하다, 누군가가 나서서, 지도자가 나서서 정리를 해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제 생각에 대통령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검이나 이렇게 나가는 것도 해결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지금 이런 식으로 여야가 정쟁만 하고 있는 가운데 에서는 여야 지도부들이 모여 결단을 통해 문제를 풀어줘야 하는데요. 지난 번 야당 대표가 지도부 면담을 요청했고 여당 대표도 3자회담까지 제안하지 않았습니까. 이 가운데서 대통령이면 여야 대표와 동급의 리더십을 발휘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정치권의 가장 위에 있는 분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포용하고 수용하면서 여야 대표와 똑같은 차원에서 신경전을 벌이거나 싸울 것이 아니라 풀어줘야 합니다.
▶ 대통령이 가장 영향력이 큰 정치인으로서 여야 지도부와 함께 이 문제를 푸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면서 풀어가야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바로 그것이 국민들이 원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렇게 되면 민주당도 굳이 장외투쟁을 계속할 이유가 없어지겠네요?
-그렇죠.
▶ 알겠습니다. 안철수 의원과 관련한 신당 창당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신당을 창당하는 겁니까, 안하는 겁니까?
-기성정치권이 하기에 따라서 달라질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희들이 국민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는 이유가 기성 정치권이 정치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높기 때문에 새로운 대안 세력을 요구했던 것이고 그 결과 작년 안철수 의원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서부터 새로운 세력이 형성되기 시작했던 거죠. 기성정치권이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 문제를 스스로 잘 풀어가면서 앞길이 헤쳐나간다면 대안이 필요 없을 것이고 현재 정치 제도를 통해서 충분히 끌고 나갈 수 있을 텐데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거기에 대한 대안이 반드시 필요하겠죠.
▶ 지금 그렇지 못한 쪽입니까? 아니면 그런 쪽입니까?
-지금 국정감사문제도 그렇고 새 정부가 들어서고 난 다음 새로운 개혁을 위해서 정부의 이후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한데 아무것도 안 되고 있죠. 그런 상황에서 지금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대안세력, 우리 정치권의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게 아닌가.
▶ 신당창당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점증하고 있다고 느끼시나 봅니다.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 세력화의 기반이 되는 걸로 우리가 평가했던 것이 정책네트워크 ‘내일’인데 이사장인 최장집 교수가 사의를 표명하셨잖아요. 도대체 이유가 뭔지 궁금하거든요.
-세력화의 기반으로 생각하지 말아 주십사 당부를 수차례 드렸고요. 정책 네트워크입니다.
▶ 정치적으로 엮지 말아달라는 말씀이신가요?
-그렇죠. 처음 출발할 때부터 많이 얘기를..왜 저희들이 강조 했냐면 지금 현재 여당과 야당에 정치 연구소들이 다 있는데 정책 생산의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의 문제를 수발해주는 정도, 부차적인 기능밖에 못하고 있기 때문에..
▶ 제대로 된 중장기 정책 연구를 하는 연구소가 없다고 보시는 거군요?
-그래서 저희들은 새로운 정치 조직과 세력을 만들기 이전에 정책을 통해서 이후 정치를 이끌어나가는, 정책 비전을 통해서 정치의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해서 현실정치와 구분된 상태에서 정책 연구소를 만든 거고요. 그런 차원에서 이사장님으로 최장집 교수를 모셨던 거죠. 그리고 애초에 최 선생님께서 현실 정치가 너무 답답하고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대한 대안이 필요한데 거기에 안철수 의원과 함께 하는 그룹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고 거기에 최 이사장님이 오랫동안 정치학자로서 공부하고 연구한 기반을 가지고 기여하시겠다고 하셔서 참여하게 된 거죠.
▶ 모실 때 십고초려를 했었나요?
-그건 언론에서 얘기하시는 것 같고요. 최 교수님과는 오래전부터, 작년 대선 이전부터 많이 의논했었고 정치 현안 문제, 앞으로의 정치 방향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도 조언을 많이 구해왔었죠. 그래서 이번에 저희들과 함께 하게 되면서 저희는 정말 큰 힘을 얻고, 이후 정치의 방향을 정책 성과와 연구 성과를 기초로 해서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는 거죠.
▶ 그런데 그런 분과 결별했어요.
-결별이라 보시진 않을 거고요. 일단 이사장직을 사임하신 거고 최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도 이 후에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정치적인 문제, 정책에 대한 내용을 계속 조언하고 상의하면서 같이 하시겠다고 얘기하셨고요. 사임 발표 직후 안철수 의원이 만나 뵈었는데 그 전보다 표정이 훨씬 가벼워지고 밝아지셨다고 얘길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사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이게 단순히 연구소라고 하지만 현실 정치권에 있는 저희들과도 연계가 되는 것이라 많은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죠.
▶ 결별은 아니다?
-결별은 전혀 아닙니다.
▶ 안철수 의원과 계속해서 함께 갈 것이라고 해석해도 됩니까?
-네. 최 교수님도 그렇게 말씀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어쨌든 후임 이사장으로 다른 분을 모셔야겠네요?
-사임을 하시긴 했지만 이후에 어떻게 저희들과 같이 해야 할지 이런 문제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최 선생님과도 많이 상의를 해야 할 겁니다.
▶ 그런데 시중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멘토로 모셨던 분들이 한 사람씩 떠나고 있지 않느냐.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새로운 세력 결집이 가능하겠냐는 걱정 어린 지적도 있습니다.
-많이 걱정이 되죠. 그런 걱정을 하시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고려해주시면 좋을 것이 안철수 의원과 저도 마찬가지고 정치를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 전에는 학교에 있거나 기업을 운영해 온 상태에서 정치활동이라고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내용과 형식의 활동이 필요한 것이라 상당한 경험과 훈련이 필요한 것 같고요. 아주 짧은 시간 내에 많은 훈련과 단련을 받고 있는데 그렇지만 아직 미흡하고 경험이 부족한 점이 나타난 것은 사실이라 보고요. 그런 점에서 기성정치에서 보이는 여러 가지 의례적인 것, 의전의 문제, 예의의 문제를 포함해서 예전에는 고려하지 못했던 것들이 많더라고요.
▶ 성숙해가는 성장 통으로 애정을 갖고 봐
-아주 빠른 속도로, 보통 사람들이 10년 걸려서 배울 것은 저희들은 몇 달 안에 큰 두 번의 선거를 치루면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 그런 아픔도 겪으면서 성숙해가는 모습을 자세히 듣고 싶은데 다음 기회에 한 번 더 모시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지은 인턴기자(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