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새벽 6시30분 국정원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은 이제 법정으로 가게 됐습니다.
국정원 조사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묵비권을 행사했던 이 의원이 법정 공방에서 어떤 반론을 펼지도 사뭇 궁금합니다.
이 의원은 압수수색부터 구속되기까지 수시로 말을 바꿔 스스로 신뢰를 무너뜨렸습니다.
그동안 이 의원이 했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이석기 / 통합진보당 의원(8월29일)
- "(총기를 준비했다는 얘기는….) 더욱 기가막히고 어이없는 일이다.
▶ 인터뷰 : 이석기 / 통합진보당 의원(8월29일)
- "황당하다. 한마디로 국정원의 날조·조작사건이라고 본다. (그럼 주요시설 공격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상상속의 소설이다. 국정원의 상상속에 나온게 아닌가.
▶ 인터뷰 : 이석기 / 통합진보당 의원(8월30일)
- "저는 전쟁에 반대합니다. 저는 뼛속까지 평화주의자입니다."
▶ 인터뷰 : 이석기 / 통합진보당 의원(9월2일) - "혐의는 내란음모인데 체포동의안의 사유는 철저히 사상검증이다 마녀사냥입니다. 내란음모에 관한 단 한 건의 구체적 내용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시계가 어딘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인터뷰 : 강창희 / 국회의장(9월4일)
- "국회의원 이석기 체포동의안은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 인터뷰 : 이석기 / 통합진보당 의원(9월4일 - "한국의 민주주의 시계는 멈췄습니다. 유신 시대로 회귀했다고 봅니다.
▶<녹취>: 이석기 / 통합진보당 의원(9월5일)
- "이 도둑놈들아! 내란음모사건은 조작이다. 이런 폭력적인…"
▶ 수원지검 검사(오늘)
- "이석기 의원을 내란음모 혐의로 기소합니다."
이 모든 것이 한 달이 채 안되는 시간에 일어난 일입니다.
이석기 의원 스스로도 폭풍 같은 한 달이었겠지만, 이 사건을 접한 국민들 역시 충격의 한 달을 보내야 했습니다.
검찰이 이석기 의원을 기소했으니 국회는 곧 이석기 의원 제명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검찰 기소단계까지 지켜보자며 반대했던 민주당으로서 이제 명분이 사라진 셈인가요?
▶ 인터뷰 : 심재철 / 새누리당 최고위원(오늘)
- "국회 내 친북·종북세력을 몰아내라는 게 국민명령이다. 민주당은 선거연대 책임 반성 차원에서라도 이석기 제명안 처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
어제 MBN 긴급 여론조사에서 이석기 의원의 제명 필요성에 대한 응답은 무려 71.9%에 달했습니다.
제명 반대 의견은 14.3%였습니다.
여론대로라면 이 의원은 제명될 것 같습니다.
이석기 의원의 기소와 제명은 국정원 개혁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국정원 스스로 개혁안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애초 민주당이 주장하는 대공 수사권 폐지는 아무래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 인터뷰 : 최경환 / 새누리당 원내대표(9월25일)
- "민주당의 국정원 개혁 법안 발의 내용은 경악스럽다. 억지로 특위 만들자는 저의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한마디로 국정원 해체 통해서 간첩들에 날개달아주자는 것이다. 이석기 내란음모 사태 통해 종북간첩세력이 이미 제도권의 핵심으로 광범위하게 진출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 인터뷰 : 김한길 / 민주당 대표(9월6일)
- "이석기 의원의 헌정파괴에 격노하는 새누리당이 국정원의 헌정파괴에는 보호막 되기 자처하는 행태는 국민을 격노케 한다. 이석기 의원이 헌정 파괴를 모의한 게 큰 죄라면 국정원이 헌정파괴 조직적으로 실행한 죄는 얼마나 어마어마한 죄냐. 새눌당이 이석기에 대해 격노한 이상으로 국정원에 대해서 격노해야 마땅하다."
MBN 긴급 여론조사에서는 국정원 대공 수사권 폐지에 대한 반대 의견은 49.1%, 찬성은 33%로 나타났습니다.
국정원 선거개입으로 야당과 진보 진영에서는 반드시 대공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하지만, 여론은 유지 쪽이 좀 더 높은 것 같습니다.
이석기 의원 사태가 영향을 준 것일까요?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입니다.
그리고 국정원 댓글사건에 대한 진실도 법정에서 가려질 것입니다.
그러나 국정원 개혁 문제는 진실이 가려지는 그 긴 시간을 기다릴 수 없습니다.
진실을 보고 난 뒤 국정원 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너무 늦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정치권은 두 사건에 대한 진실을 보지 못한 채 국정원을 수술대에 올려야 합니다.
섣불리 잘못 수술했다가는 제2의 이석기가 나올 수도 있고, 제2의 국정원 선거개입이 나올 지도 모릅니다.
쉽지 않은 수술이 될 것 같습니다.
앞을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진 의사가 어디 없을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김희경 이민경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