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에게 사실상 특정 TV 시청을 강요한 것으로, 공무원 코드화 논란을 부르고 있습니다.
이상범 기자의 보도입니다.
여권발 정계 개편 논란으로 정가에 긴장감이 돌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공무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KTV 시청을 적극 권유했습니다.
KTV가 다른 방송보다 수준이 훨씬 높고 꼭 필요한 정보를 성실히 전달하기 때문에 공무원이라면 꼭 KTV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한걸음 더 나아가 공무원들이 KTV 프로그램 기획과 제작에 적극 참여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대통령이 편지를 통해 특정 방송국의 프로그램을 높이 칭찬한 것은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없었습니다.
노 대통령은 기존 언론에서는 중요한 정보들이 국민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고 섭섭함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의 산적한 업무를 처리하기에도 바쁜 공무원들은 프로그램 기획. 제작 공부라는 또 하나의 짐을 떠안게 됐다는 지적입니다.
대통령의 정책홍보를 오히려 악용하는 공무원들이 더욱 더 양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 보다는 청와대 브리핑이나 국정브리핑에 댓글을 올리고, KTV 출연으로 이른바 대통령 눈에 들기에 열을 올리는 공무원들이 단적인 예입니다.
결국 이번 대통령의 서신은 50만 공무원들을 '코드화'하려 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물론 또다른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상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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