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고모부인 장성택 북한 국방위 부위원장을 사실상 숙청한 것을 두고 김정은식 공포정치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예전부터 최고지도자의 권력 강화를 위해 정적을 제거해왔는데요.
북한에서 일어났던 피의 숙청 역사를 김지훈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기자 】
1945년 해방 후 북한에는 다양한 파벌들이 유입됩니다.
하지만, 소련군의 보호를 받은 김일성이 정권을 장악했고, 김일성은 국내파와 남로당파 제거를 시작으로 50년대 후반에는 연안파를, 60년대 후반에는 갑산파를 차례로 숙청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1997년부터 약 3년간 '심화조 사건'으로 알려진 숙청 작업을 통해 2만 5천여 명의당 간부와 가족들을 제거하며 권력기반을 다졌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당시 심화조 사건을 주도했던 인사 중 한 명이 바로 이번에 실각한 장성택 부위원장이라는 점입니다.
김정은 체제에서도 장성택 숙청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7월 자신의 후견인 역할을 하던 군부 실세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을 시작으로, 김영춘, 김정각, 우동측 등 김정일 운구 차를 호위했던 군부 4인방은 모두 숙청됐습니다.
당시 김정은 1위원장 바로 뒤에 섰던 고모부 장성택마저 숙청되면서 '운구 7인' 가운데 남은 것은 김기남 당비서와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둘 뿐입니다.
하지만, 이들도 모두 80대의 고령이라 곧 교체수순을 밟을 전망입니다.
모두가 김정은 중심의 유일 영도체제를 강화하려는 조치입니다.
▶ 인터뷰 : 장광일 / 전 국방부 정책실장
- "(장성택 숙청으로) 김정은의 리더십은 더 확고하게 구축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봅니다."
김정은 집권 2년을 전후한 북한의 권력 지형 재편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MBN뉴스 김지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