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내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를 추모하는 대회를 할 예정입니다.
장성택 처형으로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권력구조가 1년 전과는 많이 다를 전망인데요.
김지훈 기자가 지난해와 달라질 권력구조의 모습을 예상해봤습니다.
【 기자 】
북한의 권력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고 지도자 옆에 누가 서느냐를 봐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주요 행사때 마련되는 '주석단'인데요.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을 중심으로 당과 군 최고 실세들이 서열 순으로 배치됩니다.
북한의 권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일종의 권력지도인 셈입니다.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의 권력 지형 변화는 내일 열릴 것으로 보이는 김정일 사망 2주기 중앙추모대회의 주석단 배치를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먼저 지난해 1주기 중앙추모대회 모습을 보실까요?
김정은 제1위원장 오른쪽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왼쪽에는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 원장이 앉았습니다.
최춘식 원장의 파격적인 배치는 지난해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의 주역이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의 왼쪽에는 주로 군부 인사들이 배치됐는데 최 원장 옆으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자리했고, 현영철, 김격식 등 군부 내 대표적 강경파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내일은 이들의 면모가 대폭 바뀔 예정입니다.
처형된 장성택은 물론이고 강등된 현영철과 사실상 권력에서 밀려난 김격식도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장성택 숙청을 기획하고 집행한 최룡해와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이 새로운 실세로 등장할 전망입니다.
김원홍은 우리의 국정원 격인 국가안전보위부를 이끌면서 장성택 측근 체포와 공개처형을 주도했고, 조연준은 고위급 간부는 물론 각 도당 책임비서까지 인사권을 쥐고 있는 인물입니다.
반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오른쪽 당 간부들은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장성택 사형 이후 거취가 주목됐던 장성택의 부인 김경희 당비서는 김국태 장의위원회에 6번째로 이름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고, 사망한 김국태 당비서의 자리는 박봉주 내각 총리 등 다른 인물이 채울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집권 2년을 앞두고 북한의 서열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인 주석단 인사들의 면면이 어떻게 바뀔 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김지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