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식에서는 박봉주 내각 총리도 눈에 띄었습니다.
장성택은 비참하게 처형됐지만, 장성택의 측근인 박봉주는 주석단에 나타났습니다.
어떤 이유가 있는지, 이권열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지난 8일, 장성택이 보위부원들에게 체포돼 끌려나가던 정치국 확대회의 장면입니다.
장성택의 측근, 박봉주 내각 총리는 울면서 장성택을 성토합니다.
한때 장성택과 가까워 숙청 대상으로 거론되던 박봉주가 김정일 2주기 추모식에서 건재를 과시했습니다.
박봉주는 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옆 자리를 차지하며 서열 3위의 실세로 떠올랐습니다.
박봉주의 건재는 장성택의 숙청 이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장성택이 국가 전복이 아닌 개인 비리와 괘씸죄로 숙청됐기 때문에 측근들에게는 손댈 필요가 없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양무진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측근들이 2주기에 나타나지 않아야 하는데 나타난 것으로 볼 때는 이미 장성택의 처형으로 장성택 건은 마무리됐다. "
북한 경제 개혁을 주도하는 박봉주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김정은의 의중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박봉주는 10년 전, 시장 경제 도입을 추진하다 좌천된 뒤 올해 4월 총리로 기용됐습니다.
박봉주 경제 정책은 식량 부족을 어느 정도 해결하는 등 북한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김정은이 박봉주를 비롯한 장성택 경제 라인을 없애면 경제특구 개발이나 외자 유치에 차질이 있다는 것도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2kwon@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