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자꾸 터져나오는 장성택 측근 망명설을 정부가 일단 부인하는 속내는 무엇일까요? 통상임금 관련 신의성실의 원칙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군 사이버사령부 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윤창중 성추행 사건이 세계 8대 굴욕 사건으로 뽑혔습니다.
1. '망명설 부인' 속내는?
- "장성택 측근 수십 명이 망명을 시도하고 있다."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MBN을 포함해 여러 언론에서 장성택 측근 망명설을 잇달아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교부는 자꾸 아니라고 합니다. 심지어 조태영 대변인은 기자들이 계속 의심하자 "그냥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른 것으로 이해해달라"고까지 말했습니다.
물론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 망명이 맞다고 확인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일단 부인부터 하는 이유도 이해는 간다고 말합니다.
우선 탈북자들의 신변 안전 문제입니다. 망명설이 나오는 시점은 이들이 북한을 떠나 중국 등 제3국에 머물 때인데, 이 시점에 이들의 인적사항이나 체류 지점 등에 대한 보도가 자꾸 나오면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중국과의 외교 문제도 있습니다. 최근 북한과 관계가 다소 틀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주요 우방국인 중국이 북한 고위 인사들의 망명을 용인할 경우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망명설의 사실 여부를 떠나 외교·안보 당국으로선 이래저래 머리가 참 복잡한 시절을 맞고 있습니다.
2. '신의성실의 원칙' 논란
-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이 나온 지 사흘째인데,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입니다. 협상 당사자들이 상대의 이익을 배려하고 신뢰를 저버리면 안 된다는 것, 한 마디로 서로의 사정을 잘 배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논란은 예전에 이미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기로 한 사업장에서 노조가 뒤늦게 이 문제를 제기할 때 발생합니다.
대법원은 '기업에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는 사정이 인정'되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기업이 어려운데 노조가 이를 무시하고 요구하는 건 '신의칙'에 어긋난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경영상 어려움'이라는 게 지극히 주관적인 개념이라는 것, 노조가 볼 때는 회사가 괜찮은데 사측에서는 '어렵다'며 볼멘소리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내년 봄 임금교섭 과정에서 이 '신의칙'을 놓고 노사가 크게 한 판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옵니다.
3. '셀프수사'의 한계?
- 어제 국방부 조사본부가 국군 사이버사령부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는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정치 글은 있었지만 대선 개입은 없었다"였습니다.
조사결과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직원들이 2010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게시한 글 가운데 1만 5천여 건 중 2천100여 건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옹호 또는 비판 글이었습니다. 자연히 야당은 정치 개입이 결국 선거 개입 아니냐며 국방부를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윗선 개입은 전혀 없었고 고작 과장급인 3급 군무원,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장 이 모 씨가 '몸통'이었다는 국방부의 설명도 야당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김관진 국방장관의 직속으로 사실상 한 지붕 식구를 수사하는 기관입니다. 그래서 '셀프 수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는데, 어쨌든 민주당이 수사결과를 못 믿겠다며 특검까지 요구하고 있어 사이버사령부를 둘러싼 논란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4. 윤창중 '8대 굴욕'
-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오랜만에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는 한국인이 됐습니다. 그런데 좋은 내용이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굴욕적인 사건의 당사자로 말입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어제 올해 세계 8대 굴욕 사건을 발표했는데, 여기에 지난 5월에 있었던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이 포함된 겁니다.
신화통신은 한국 최초의 여자 대통령이 당선 후 첫 방문국인 미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그의 대변인이 '저질적인 성희롱'
8대 굴욕의 나머지 사건을 보면 윤창중 성추행 사건이 얼마나 큰일이었는지 엿볼 수 있는데요. 미국의 셧다운 사태와 만델라 추모식 가짜 수화통역사, 자신의 부하에 납치된 리비아 총리 사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