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통합을 결의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신당 창당에 구체적인 통합 방식과 향후 지도체제 구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여기에 통합신당을 이끌 지도부 선출 시기에 관해서도 견해차를 보여 창당을 위한 실무 협상에서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양측은 창당 과정에서 민주당이 어떤 식으로 신당에 들어오느냐를 두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제3지대'에 공동으로 신당을 만든 뒤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이 차례로 합류하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민주당이 신당과 합당하는 형태로 통합할 것인지 아니면 당을 해산하고 신당에 개별 입당할지를 놓고 양측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당을 해산하면 55억원대 국고보조금을 날리고 수십만명의 당원이 일일이 다시 가입하는 데만 수 개월이 걸린다는 등의 현실적 문제를 들어 '당 대 당 통합'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의 '새정치' 구상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기성 정당과의 합당보다는 '해산 후 합류'가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또'당 대 당 통합'은 새정치연합이 민주당에 흡수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에 반발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방식에 대해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서로 이해하는 바 역시 다른 것으로 전해져 창당 과정의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나온다.
민주당 쪽에서는 "'당 대 당' 통합에 대해서는 이미 양쪽 대표 간에 합의가 된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있으나 새정치연합에서는 "안 위원장은'당 대 당으로 통합하는 게 아니라 민주당이 해산하고 합류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이야기한다"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2일 금태섭 새정치연합 측 대변인도 통합 발표 후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도 해산한 뒤 함께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민주당이 '당 대 당 통합'에 양측이 이미 합의한 것처럼 언론에 밝힌 것을두고 새정치연합 김효석 공동위원장은 이날 "오후 신당추진단 회의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지도체제 구성과 선출 시기에 관한 논란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조짐이다.
민주당 노웅래 사무총장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투톱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르고 그 후에 본격적인 전당대회를 통해 대표를 새로 결정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로 선거를 치른 뒤 지도체제를 정식 구성하는 게 좋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새정치연합 이계안 공동위원장은 "숫자가 절대적으로 많은 민주당과 결합하는데 '5대5'로
전당대회 시기에 관해서도 아직 조직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임시 지도체제를 최대한 길게 끌고간 뒤 여는 것이 좋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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