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17일 공식 출마선언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이어졌지만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에 대해선 신경전을 벌였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의원은 이날 낮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된 김 전 총리의 캠프사무실을 찾아가 덕담을 나눴다.
김 전 총리는 총리로 재직하던 2010년 12월 '2022년 월드컵 유치설명회' 참석차당시 FIFA(국제축구연맹) 부회장인 정 의원과 스위스를 방문한 경험을 언급하며 친밀감을 보였다.
정 의원도 "시간이 된다면 이혜훈 후보와 함께 소맥(소주·맥주) 파티로 김 전 총리의 귀국 환영파티를 열겠다"고 화답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내세우는 새정치 구호에 대해서도 "말로는 새정치인데 실제로는 새정치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정몽준), "새정치라는 단어가 현재는 오염됐다"(김황식)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회동이 비공개로 전환되자 권역별 순회경선 방식을 놓고 이견이 표출됐다. 비공개 회동에는 양측 캠프의 총괄역인 이사철(정몽준캠프)·이성헌(김황식캠프) 전 의원이 배석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사철 전 의원이 먼저 "순회경선을 하면 여러 부작용이 우려되고 과열됐을 때 여러 폐단이 있는데 꼭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이성헌 전 의원은 "당에서 룰을 정하면 따르겠다"며 찬성 입장을 재확인한 뒤 "당에서야 흥행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느냐. 상향식 공천의 취지를 살린다면 더욱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간 논쟁이 오가자 정 의원은 "인터넷 시대에 꼭 그렇게 사람을 많이 모아서 경선을 하는 게 좋은 것인지…"라며 "오늘 이 얘기하러 온 것이 아니니 이 정도로만 하자"며 논쟁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에 대한 친박(친박근혜)계 지원설, 이른바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을 놓고서도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한다.
이사철 전 의원이 "청와대가 밀어준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안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하자
이런 가운데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인 이혜훈 최고위원도 정 의원과 김 전 총리 양측에 각을 세우며 추격에 속도를 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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