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군 서열 1위 총정치국장에서 해임된 최룡해가 당 비서로 좌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숙청까지는 아니지만, 최룡해는 장성택 처형 이후 등극했던 2인자의 자리에서 완전히 밀려났습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국제소년단 야영소 준공식에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최룡해.
신임 총정치국장 황병서와 달리 군복이 아닌 양복 차림의 최룡해는 당 비서로 소개됐습니다.
"야영소 준공소 제막 및 준공사를 당 중앙위원회 비서인 최룡해 동지가 하겠습니다."
서열을 나타내는 호명순서에서도 지난달과 달리, 당 비서 김기남과 최태복의 뒤로 밀려났습니다.
최룡해는 총정치국장은 물론 국방위 부위원장 등 주요 직위를 잃고 당 비서로 좌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룡해가 당뇨 등 지병이 급속히 악화돼 치료를 위해 일선에서 물러났다는 관측은 빗나갔습니다.
올 초 다리를 절룩이던 모습이 포착된 것과 달리,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행사에 장시간 동안 무리 없이 참석했고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연설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최룡해 / 북한 노동당 비서
- "선군조선의 번영기를 열어나가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이고 있는 격동적 시기에…."
결국, 장성택 숙청 정국을 겪으며 권좌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김 제1위원장이 2인자 최룡해를 한직으로 밀어냈다는 분석이 힘을 얻습니다.
이런 가운데 황병서는 물론, 김 제1위원장의 비서실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여동생 김여정도 행사 내내 김 제1위원장을 근거리에서 보좌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