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아프리카 국가를 순방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스위스에서 일주일 이상의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진핑 방한, 북일 접촉 등 북한의 외교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리수용이 뚜렷한 일정 없이 스위스에서 체류한 것에 대해 외교가에서는 비자금 문제와의 연관성을 제기하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는 리수용이 알제리에서 개최된 비동맹운동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계기로 5월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한달 이상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감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 및 아프리카 국가들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리수용 출국 이후 동선을 가끔 보도하다가 지난달 20일 시리아 출국 이후 동정에 대한 보도를 끊었다. 이후 지난 2일 평양 귀환 사실을 전하면서 "아프리카, 아랍 나라들을 방문했던 리수용 외무상이 귀국했다"고만 언급했다.
그러나 실제로 리수용은 지난달 20일께부터 스위스에서 일주일 이상을 체류하다가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스위스 현지 언론을 통해 외부에 공개된 스위스 일정은 베른에서 이브 로시에 스위스 외무차관을 만난 것이 전부였다.
외교가에서는 리수용의 스위스 체류 목적이 북한 최고 지도자의 비자금 관리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리수용이 과거 스위스 대사 재임 때 김정일 비자금을 관리했고 북한 언론도 스위스 체류 동향을 전혀 보도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보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부터 모종의 지시를 받고 비자금 관련 임무를 수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리수용은 '리철'이라는 가명으로 1998년부터 스위스 대사로 활동하면서 당시 스위스 유학 중이던 김정은의 후견인 노릇을 한 바 있다.
이후 리히텐슈타인 대사, 네덜란드 대사를 지내는 등 유럽 지역에서 오래 체류하면서 김정일의 '비자금 관리인'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한편 리수용은 아프리카·중동 국가를 순방하면서 여러 나라에 경제 지원과 건설 인력 송출 협력 등을 요청했으나 일부 방문국에서는 외교적 냉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경닷컴 속보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