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사전투표 직전 서울과 수원 2곳 등 수도권 3곳에서 극적으로 성사된 후보 단일화를 발판으로 7·30 재·보선에서 대반전을 이뤄내기 위한 '시너지 효과' 극대화에 부심하고 있다.
여야간 일대일 구도 구축으로 패색이 짙었던 수도권 선거에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는 기대감에서다.
그러나 '당차원의 연대는 없다'던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공언에도 불구, 결국 벼락치기식 '나눠먹기 빅딜'의 모양새로 귀결된데다 최대 격전지 서울 동작을(乙)에서 제1야당이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새정치연합 핵심인사는 25일 "야권 지지층을 결집, 투표장으로 견인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수도권에서 해볼만한 선거가 되면서 적잖은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고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동작을에서 야권 단일후보가 된 정의당 노회찬 후보도 "숨은 야권표들이 대거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야권은 이번 단일화 성사를 계기로 '반(反) 새누리당 및 박근혜정부 전선'이 보다 선명하게 형성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경기 김포와 평택을 등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수도권 지역에까지 '상승 효과'가 퍼질 수 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그러나 단일화에 따른 '빛' 못지 않게 '그림자'도 만만치 않다.
지도부 스스로 "당대당 야권연대는 없다"는 원칙을 스스로 뒤집는 모양새가 연출된데 더해 애초 광주에 출마했던 기 후보를 동작을에 내려꽂은 지 20여일만에 기 후보가 주저앉게 된 것을 두고 실패로 끝난 '전략공천'이라는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점을 의식한 듯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 발언을 통해 "어제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와 만나서도 당대당 차원의 연대 논의는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심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사실상의 당대당 야권연대가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는 동작을 선거지원 수위를 놓고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두 대표가 '수원 3각 벨트'에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단일화가 이뤄진 동작을에 대해서도 손놓고 있기는 어려운 처지이다. 당 내부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동작을 조직이 노 후보 지원에 어느 정도 응집력을 보일지도 미지수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미 동작을에 파견됐던 당 지원 인력을 수원정(영통)으로 돌린 상태다.
야권 후보 단일화로 인해 '나눠먹기식' 선거공학적 연대라는 프레임에 말리면서 보수층의 결집이라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장 보수 성향이 강한 수원병이 단일화 역풍의 일차적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이 지역에 출마한 손학규 후보는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대의를 위한 희생"이라며 기동민 전 동작을 후보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민주정치 역사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
이어 "야권은 국민의 판단에 대해 다시한번 겸허한 자세로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손 후보는 이날 수원 최고위에 불참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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