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윤 일병은 상관 면담을 받기도 했지만, 정작 면담 일지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알고 보니, 면담을 담당한 사람이 윤 일병 사망 사건에 참여한 부사관이었습니다.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윤 일병이 숨지기 열흘 전인 3월 28일에 작성된 면담 기록입니다.
면담관은 윤 일병이 많이 피곤해 보인다면서도 건강 상태에는 이상이 없다고 적었습니다.
윤 일병을 면담한 사람은 유 모 하사.
3월 중순경 유 하사는 구타가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정작 면담 뒤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쓴 겁니다.
유 하사는 윤 일병이 의무대에 배치받은 직후에 구타가 있어도 참견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유 하사는 또 가해사병들에게 "때려서라도 군기를 잡아라"라고 말했고, 윤 일병이 숨지기 사흘 전에는 전기스탠드로 윤 일병을 내려치기도 했습니다.
윤 일병을 구타한 가해자가 피해자를 상담하고, 면담 일지도 자기 입맛대로 작성한 셈입니다.
면담 제도는 구타와 가혹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정작 가해자 유 하사에게는 구타와 가혹행위를 은폐하는 수단이었습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