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각료들과 100여 명의 국회의원들이 일본 패전일인 15일 과거 군국주의의 상징적 시설인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참배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참배하지 않았지만, 대리인을 통해 공물료를 냈습니다.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국가 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 담당상과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총무상은 이날 오전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소재 야스쿠니 신사에 잇달아 참배했습니다.
두 사람은 작년 8·15때도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등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야스쿠니의 봄·가을 제사와 패전일 등 주요 계기마다 참배해왔습니다.
후루야 납치담당상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에게 애도의 정성을 드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평화를 기원하며 참배했다"고 말했고 신도 총무상은 한국과 중국이 각료의 야스쿠니 참배에 반대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적인 행위로, 우려를 표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대리인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관을 통해 공물의 일종인 다마구시(玉串·물푸레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료를 야스쿠니 신사에 냈습니다.
공물료의 명의는 '자민당 총재 아베 신조'로 해서 사비로 납부했다고 하기우다 특보가 전했습니다.
하기우다 특보는 현장의 기자들에게 "삼가 애도의 정성을 들이고 싶다. 흔들리지 않는 영구적 평화를 확실히 맹세하고 싶다"는 아베 총리의 말을 전했습니다.
총리 취임 1주년이었던 작년 12월26일 야스쿠니에 참배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던 아베 총리는 작년 8월15일과 마찬가지로 이날 야스쿠니에 직접 참배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본 언론은 11월 베이징(北京) 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한국, 중국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 측면을 의식해 참배를 자제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2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한 이후 처음 맞이한 작년 패전일에도 참배는 보류하고, 공물료를 납부했습니다.
이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정조회장 등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이하 모임) 소속 중·참의원 100여 명이 야스쿠니에 집단 참배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
그 외에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내각부 정무관(차관급) 등 일부 정치인들이 개인적으로 야스쿠니에 참배했습니다.
야스쿠니 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 6천여 명이 합사된 곳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