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한 정부, 과연 나태했던 관행을 일거에 없앨 수 있을까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부실 자회사나 출자회사에 공기업들이 무차별로 낙하산 인사를 감행해 경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김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공기업들의 묻지마 낙하산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철도공사는 최근 5년 동안 경영 부실로 배당금도 못 받는 민자역사에 1급 퇴직자 중 절반 가량을 채용시켰습니다.
▶ 스탠딩 : 김준형 / 기자
- "제가 서 있는 이곳 신촌 역사도 경영 악화로 허덕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조조정은 커녕 오히려 퇴직 인력의 집합소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철도공사 측은 민자 역사에 출자만 했을 뿐, 경영 상태까지 신경 쓸 수는 없다며 발을 뺍니다.
▶ 인터뷰(☎) : 한국철도공사 관계자
- "경영권은 저희한테 있지 않아요. 단지 주주로서의 권한이 일정 비율이 있는 거죠. 경영권을 저희 코레일이 행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낙하산의 폐해는 또 있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직원의 낙하산 집합소 중 하나인 Harvest 정유공장은 캐나다가 단돈 1$에 매각할 정도로 부실 인수 회사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남동발전은 KEPS라는 정비 자회사에 퇴직인력을 전부 몰아 아예 '낙하산 처리장'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구조조정을 해도 모자랄 부실 회사에 사람만 억지로 채워넣어 경영 비효율만 야기 시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회사나 출자회사가 망하더라도 철밥통은 이어가겠다는 공기업들, 청와대와 여당이 제1과제로 추진하는 '공기업 구조 개혁'을 보란 듯이 비웃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준형입니다.
영상취재 : 이우진·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