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징용자들의 한이 서린 건축물들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추악한 역사를 지우려는 일본의 외교전이 집요합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전함을 연상하게 하는 모습으로 군함도로 불리는 하시마섬.
한번 발을 들이면 살아나올 수 없다는 '지옥섬'으로 불렸습니다.
일제 강점기, 지하 1,000m 해저 탄광에 조선인 징용자 800명이 강제동원됐습니다.
중노동과 굶주림 등으로 확인된 사망자만 130명이 넘습니다.
일본은 하시마섬 등 강제징용의 역사가 새겨진 11곳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했습니다.
참혹한 역사를 숨기고, 산업화의 상징으로 포장했습니다.
2012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치밀한 노력 끝에 유네스코 민간자문기구는 최근 두 차례 회의를 열어 등재자격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노광일 / 외교부 대변인
- "기술적 문화유산자격기준 6개 중 1개만 충족해도 등재자격이 있는 것으로 권고하게 되어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자문기구의 권고를 바탕으로 오는 6월 말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데, 통과 가능성이 작지 않습니다.
과거 독일은 가해역사를 그대로 드러내며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켰습니다.
전쟁과 학살의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 공감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그러나, 추악한 강제징용의 역사조차 산업화의 자랑거리로 삼으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