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5일 김일성 주석의 103회 생일을 맞아 태양절을 체제 고수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촉구하는 기회로 활용하며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날 0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 군 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김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참가자들은 김일성·김정일을 영원히 받들고 김정은 제1위원장을 중심으로 단결해 “부강번영하는 인민의 낙원, 천하제일 강국을 하루빨리 일떠세우는데 적극 이바지할 불타는 맹세를 다졌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집권 이후 해마다 김 주석 생일에 군 고위간부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 3대세습 체제를 고수할 의지를 과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6개면 전체를 생일 행사와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도배했고, 조선중앙TV는 오전 8시부터 특별방송을 하면서 태양절 특집물로 채웠다.
북한은 또 다양한 행사를 통해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지난 12일 열린 만경대상 국제마라톤대회에는 30여개 국가에서 온 650명의 외국인이 참가했다. 작년보다 무려 3배가 넘는 외국인의 참석으로 이번 대회는 마치 국제적인 축제 마당 같았다.
또 이날 저녁 평양 대동강가에서 조선중앙TV 등이 생중계하는 가운데 성대한 불꽃놀이도 실시할 예정이다. 또 ‘4월의 봄 인민예술축전’ 등 다양한 예술행사와 요리축전이 연일 열려 주민들이 즐기는 명절로 분위기를 띄웠다.
다만 올해는 ‘꺾어지는 해’가 아니어서 대규모 퍼레이드나 열병식 같은 행사는 열리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 전면에 게재한 사설에서 “모든 당원들과 인민군 장병들, 인민들은 원수님(김정은)을 단결의 유일중심 영도의 유일중심으로 받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문은 김 주석의 ‘혁명역사’는 “강력한 총대 위에 평화가 있다는 진리를 새겨준 연대기”라며 “외세의 간섭과 온갖 원수들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반통일 책동을 단호히 짓부셔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전날 생일기념 중앙보고대회에서 “천만 군민이 김정은 동지와 사상과 숨결도, 발걸음도 같이 하는 일심단결의 성새를 철통같이 다져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전날 각 도, 시, 군, 연합기업소에서도 보고대회를 열고 “김정은 동지를 목숨으로 옹호 보위하고 혁명적 신념과 순결한 양심으로 받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내부적으로 이런 축제 분위기와 달리 국제사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WR)는 14일 김 주석이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정치범수용소와 교화소, 표현의 자유 금지, 우상 숭배 등을 활용했다며 국제형사재판소가
필 로버트슨 HWR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김일성이 무자비한 인권 유린과 독립적인 목소리에 대한 억압, 경제·사회적 통제를 통치의 근간으로 삼아 궁극적으로 박탈감과 굶주림이 북한에 만연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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