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가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국 상하원 의회 합동 연설을 했습니다.
미국에는 고개를 숙이며 환심을 살 만한 말들을 40분간 늘어놨지만,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끝내 입을 닫았습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기립박수 속에 연단에 오른 아베 일본 총리.
'희망의 동맹으로'라는 제목으로 40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진주만 기습 등을 언급하며 미국에 사과했습니다.
▶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2차 세계 대전으로) 희생된 미국인들에게 깊은 경의와 영원한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그러나 아시아 주변국들에 대해서는 달랐습니다.
침략이나 식민지배 대신 '우리의 행동'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동원하고, 사죄의 말은 없었습니다.
▶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우리의 행동이 아시아 여러 국가에 고통을 안겨줬습니다."
특히, 연설 내내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고, 전쟁은 여성을 고통스럽게 한다는 뜬금없는 말로 본질을 흐렸습니다.
미국의 환심을 사는 데에만 집중하고 주변국을 무시하는 아베 총리의 이중적인 행태에 우리 정부는 강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 인터뷰 : 노광일 / 외교부 대변인
- "참된 화해와 협력을 이룰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었음에도, 그러한 인식도 진정한 사과도 없었음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중국은 침략역사에 대한 반성을 촉구했고,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미국과 일본이 아시아 국가들을 봉으로 보지 말라고 일침을 놨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