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분야 수장인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났다.
유엔북한인권사무소 개소식 참석을 위해 방한 중인 자이드 최고대표는 24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운영하는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 인권박물관’을 찾아 김복동, 길원옥, 이용수 할머니 등 3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면담했다.
유엔의 최고 인권수장이 피해 당사자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전시 여성 인권차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시 부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면담이 일본 정부에도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우회적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에서 자이드 최고대표는 “할머니들의 요구를 담아서 유엔이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콩고에는 성폭력 (피해) 여성들이 많은데 본인들이 피해자인 것도 몰라 안타깝다. 할머니들은 이런 얘기를 계속 말하면서 다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이에 김복동 할머니가 “우리가 얘기하는 것보다 자이드 최고대표 같은 분이 한번 말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하자 자이드 대표는 “생존자인 할머니들의 육성이 더 중요하고, 굉장히 강력하다. 할머니들은 저의 자문위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에 앞서 자이드 최고대표는 도착과 동시에 기다리고 있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일일이 포옹과 악수를 나누며 반갑게 인사했다.
자이드 대표는 또 박물관에 전시된 일본군 위안부 관련 영상물, 그림 등을 비롯한 전시물을 세심하게 둘러보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할머니들은 자이드 최고대표에게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말을 건넸으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금색 ‘희망 나비’ 배지를 직접 달아주기도 했다.
자이드 대표는 위안부 소녀를 상징하는 작은 소녀상인 ‘평화비’를 받고 좋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이드 최고대표는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정서운 할머니의 이야기
자이드 최고대표는 박물관 외벽에 부착한 노란색 나비모양의 메시지 카드에 “고통받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여러분들의 용기와 활동은 모든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고 적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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