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까지 장시간 마라톤회의를 이어가고 있는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이 예정보다 30분씩 늦게 시작되면서 북한의 표준시 변경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광복 70주년인 이달 15일 기존보다 30분 늦은 ‘평양시’를 표준시로 채택했다.
남북 고위급 접촉이 성사된 22일 우리 정부는 “양측 대표단이 22일 오후 6시 판문점에서 접촉을 갖는다”면서 “오후 6시는 우리 시간 기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평화의 집 회담장에서 실제 회담이 시작된 시각은 이날 오후 6시 30분이었다. 북한 평양시로는 오후 6시다.
23일 오전 4시 15분까지 10시간 가까이 밤샘 논의를 진행한 양측은 일단 정회한 뒤 오후 3시부터 접촉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나, 역시 대화가 재개된 시점은 예정보다 30분 늦은 오후 3시 30분이었다. 역시 북한 기준 3시에 해당하는 시각이다.
정부 당국자는 “통신환경 등 준비가 완료되고 양측이 동의해야 접촉이 시작되기 때문에 과거에도 남북간 회담은 예정보다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북한이 독자 표준시를 채택한 이후 진행된 첫 접촉에서 두 차례 연속으로 남북간 시차에 해당하는 30분씩 일정이 지연된 것은 단순한 실무적 문제 탓이 아닐 것이란 지적도 있다.
물론 양측 대표단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시각은 한국시간에, 본격적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시점은 북한시간에 맞춤으로써 표준시 변경으로 인한 남북
익명을 요구한 대북 전문가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표준시 차이가 문제가 됐을 수 있어 보인다”면서 “30분이란 시간차가 비생산적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남북 양측이 보다 슬기로운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