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취임 50일을 맞이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특유의 찰떡 친화력’으로 당·청 갈등, 당내 갈등을 잠재워 첫 임무를 무난히 수행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퇴진을 놓고 악화일로로 치닫던 여권 내 갈등이 원 원내대표 체제 이후 사라졌기 때문이다. 다만 노동개혁 등 청와대에서 주문하는 핵심 현안이 남아 있어, 향후 원유철 원내대표의 평가는 야당과 협상력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다. 원 원내대표 자신도 “앞으로의 숙제는 밀려 있는 핵심 법안들의 처리”라고 강조했다.
4일 원 원내대표는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벌써 50일이 지난 지 몰랐다”며 “노동개혁 등 4대 개혁 실현과 경제활성화 법안의 국회 처리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밀접한 관계에 있지만 계속 상임위에 머물러 있는 서비스산업발전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의 국회 처리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원 원내대표는 이를 위해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10일부터 국감을 시작하는데, 그 전에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시급한 현안을 처리하자”고 야당에 제안했다. 원 원내대표는 전임 대법관의 임기가 만료하는 16일 이전 이기택 대법관 임명동의안 통과와 이미 지난달말 법정 시한을 넘긴 2014회계연도 결산안 처리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원 원내대표가 이렇게 국회 법안 처리를 강조할 수 있는 밑바탕에는 순조로운 여권 내 갈등 봉합이 깔려 있다. 취임 이후 원 원내대표의 지상과제였던 당·청관계 복원이 성공적이었다는 의미다. 원내지도부 구성 직후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로 초청해 만난 자리에서 그는 ‘찰떡’론을 내걸며 청와대 지원에 당 원내운영의 방점을 찍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원 원내대표는 “(당선 사례로)찰떡을 사서 돌렸다”라며 “당내 화합을 이끌고 당·청도 찰떡같은 소통과 협력으로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많은 일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같은 모습은 50일이 지난 4일에도 유지됐다. 전날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국회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정부·여당은 경제민주화 공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한 데 대해 원 원내대표가 이날 맞받아치고 나선 것. 그는 이날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는 구호 아닌 실천이었다”라며 “경제민주화 입법 과제 20개 중에서 13개는 이미 처리돼 65%의 실적률을 보이고 있고 나머지 7개도 추진 중”이라고 반박했다.
두달여간 단절돼 있던, 고위 당·정·청과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를 부활시킨 것도 원 원내대표의 공적으로 꼽힌다. 취임 직후 대통령과의 상견례에서 정책 공조를 위한 고위 당·정·청을 건의한 결과, 일주일도 안돼 회의를 이끌어냈다. 경제살리기를 위한 여러가지 제언이 큰 반발없이 실현된 것도 원만한 성격의 원 원내대표였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여권 내에서 언급을 꺼려했던 대사면을 곧장 공론화했고, 박 대통령에게도 건의했다. 최근에도 올해 국정감사에 기업인 증인신청이 남발되자 원 원내대표는 “문제 있는 재벌이 예외일 수는 없지만 일자리 만들고 경제 살리기 나서는 기업인을 위축시키거나 무조건 부르고 보자는 ‘묻지마’ 식 증인 채택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원 원내대표는 올 7월14일 합의 추대돼 20대 개회 직전인 내년 5월30일까지 직무를 수행한다. 임기 320여일 중 5분의 4가 남아 있지만, 올 12월 부터는 총선 국면에 접어들기 때문에 원내대표로서 집중해야할 시간은 이제 90여일 밖에 남아 있지 않다. 남은 과제인 주요 법안이 아직 미처리 상태인 점이 가장 큰 숙제다. 그는 8월 임시국회에서 야당이 꺼내든 특수활동비 공개 문제 때문에 2014년도 결산안 처리, 이기택 대법관 임명동의안 비준 등을 9월로 넘겨야 했다. 특히 여야 협상을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일임하는 모습으로 인해 당·청에는 능숙하지만, 여·야에는 미숙한 것 아니냐는 평
한 초선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 운영은 조 원내수석 위주로 진행되고, 정책은 김 정책위의장이 김무성 대표에게 보고하며 마련해가는 모양새”라며 “특유의 친화력으로 화합에는 정말 잘 어울리는 원내대표지만, ‘원내대표’ 만의 목소리가 희미하다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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