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에서 선정된 이산가족이 북측 가족을 찾아 만나는 2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금강산에서 시작됐습니다.
65년의 세월이 야속하기라도 하듯 상봉장은 금세 눈물바다로 변했습니다.
김태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죽은 줄만 알았던 형제, 자매
"넌 이제 할머니야 할머니. 할머니야 할머니야 아이고…."
그립고 또, 보고 싶었습니다.
"내가 이러려고 살아있었어."
65년 만에 만난 여동생은 오빠 앞에 무릎을 꿇고 오열합니다.
2차 이산가족들의 첫 상봉은 이렇게 환희와 눈물로 시작됐습니다.
아픈 몸도 애끊는 혈육에 대한 그리움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구급차를 타고 금강산으로 올라간 여든의 김매순 할머니는 언제 그랬냐는 듯 조카와 손을 꼭 잡고 두런두런 얘기를 나눕니다.
한눈에 알아볼 만큼 너무도 닮은 네 자매는 옛 추억을 나누느라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언니, 나 학교 갔다 오면 마중나오던 생각 나나요? (아이고 아이고 우리 서분이)"
아들이 북에 살아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아흔셋의 어머니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남쪽의 아버지를 만난 예순다섯의 아들은 기쁜 마음을 노래로 표현합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두 차례 꿈같은 만남으로 하루를 보낸 이산가족들은 내일 6시간, 모레 2시간의 만남을 더 갖습니다.
MBN뉴스 김태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