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이 결성할 신당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참여할 인사의 면면과 정책 방향, 총선 전략 등 하나하나가 내년 20대 총선에 큰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안 의원의 행보와 주장으로 미뤄볼 때 신당은 ‘중도 개혁’노선을 표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의원은 13일 탈당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겠다”고 밝히며 새누리당의 노선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에 몸담던 시절 안 의원은 ‘낡은 진보 청산’을 혁신의 제1과제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낡은 진보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당이기에 그의 탈당은 이 노선으로부터 탈피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따라서 안 의원은 새누리당 노선에 반대하면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의 진보 노선에도 거부감이 있는 제3의 중도지대에 뿌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14일 자신의 지역구인 노원구의 한 경로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제가 처음 정치를 시작하며 약속했던 새로운 정치, 즉 국민의 삶을 중심에 두는 정치, 국민 삶의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다짐을 한번 더 하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다시한 번 ‘새정치’의 기치를 높이들고 ‘반 새누리, 비 새정치’세력을 규합하는 대장정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특히 안 의원은“스티브 잡스가 애플 창업주였는데 존 스컬리 대표에게 쫓겨났다. 그 다음은 스티브 잡스 몫인 거죠”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에 밀려 당을 떠난 자신을 스티브 잡스에 비유하며 결국 야권의 중심으로 다시한 번 우뚝 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전문가들도 대체적으로 안 의원이 ‘중도 노선’을 표방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안 의원의 멘토를 자처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새누리당은 극우로 가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좌로 가고 있다”면서 “열려있는 공간이 중간 밖에 없으니 중도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념에 매몰되지 않는 것이 중도”라면서 “국가에 유익한 길을 따지면서 실사구시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처음 정치에 입문했을 때와 달리 이제는 개인 지지도에 기대기 보다는 조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안 의원은 지금 개인기로는 안된다”면서 “당무를 거부한 의원들을 중심으로 20명 이상의 현역 의원을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한길 의원·정운찬 전 총리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신당 세력을 모두 묶을 수 있는 손학규 전 대표를 영입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안철수 신당은 새누리당을 찍었던 유권자들도 흡수할 수 있는 정당이 될 것”이라면서 “야당이 분열됐다고 해서 여당이 반드시 통쾌하게 승리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선거구도가 복잡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신당이 새정치민주연합과 서로 비방하고 서로 싸우면 자멸의 길로 가는 것”이라면서 “선의의 경쟁을 해서 새누리당과 현 정권을 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초심으로 돌아가 ‘정치개혁’과 ‘투명성 강화’의 기치를 다시한 번 들어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안 의원의 차별성은 정치개혁”이라면서 “보수냐 진보냐 이런 것보다는 정치를 진정성있고, 투명한, 그리고 욕심을 내려놓는 정치개혁을 실행해 나가는 프로그램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안 의원이 야권에서 이탈하는 사람들이라고 다 손을 잡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기소당한 사람은 공천 배제하겠다는 안 의원의 혁신안이 박지원 의원의 사례에서 충돌할 때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의 ‘중도 개혁 노선’을 뒷받침하는 또다른 근거는 새누리당 인사들의 합류 가능성이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김성식 전 의원 등도 여권 출신으로 안 의원을 지원했던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이에 따라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공천이 불확실한 여권 인사들 가운데 안철수 신당행을 택할 사람들이 나올 개연성도 있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이 주로 야권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과 호남권의 영향
[박승철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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