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감사원이 발표한 지자체 재정운영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1년 4월 경주시는 노인복지관을 건립하기 위해 3층짜리 호텔을 매입해 리모델링할 계획을 세웠고 총사업비는 48억원을 책정했다.
이 계획에는 리모델링이 가능한지 판단할수 있도록 건물을 매입하기 전에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하도록 돼있었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시 공무원과 외부 건축사의 실사에서 “매입대상 건축물이 1982년 사용승인이 나서 노후화 했고 리모델링을 하면 전면적인 공사로 인해 신축공사만큼의 비용이 예상된다”며 “ 철거 후 신축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됐다. 이에 대해 건물 소유주는 “안전진단에서 리모델링이 불가능하다고 나오면 건물 가치가 떨어진다”며 이를 거부했고 최양식 경주 시장은 건물 안전진단을 건너뛴 채 2012년6월에 부지(38억8300만원)와 건물(7억6700만원)을 매입하도록 했다.
매입 후 정밀안전진단 결과 최하 등급인 ‘E 등급’으로 나왔고 건물을 계속 사용하기 위한 보강공사비를 포함한 건축비가 16억9600만원으로 추산됐다. 결국 경주시는 호텔을 리모델링해서 복지관으로 재활용한다는 계획을 바꿔 건물을 헐고 다시 짓기로 했다. 경주시가 쓰지도 못할 건물을 사고 이 건물을 철거하는 데 낭비한 예산은 11억412만원이었다. 감사원은 “행정자치부장관에게 예산을 낭비한 경주시장을 상대로 엄중 주의를 촉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사업 예산은 당초 48억원에서 116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부지는 공터로 남아 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방만한 운용 사례가 드러났다. 김제 시장은 선거 때 자신을 도와준 고향 후배에게 특혜를 제공했다가 검찰 수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감사원은 “전북 김제시장은 2009년∼2013년 가축 면역증강제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선거때 자신의 당선을 도와준 고향 후배로부터 업체의 가축 보조사료 등을 구매해달라는 청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 김제시장은 지난 2006년부터 3선을 거쳐 재임하고 있는 무소속 이건식 시장이다. 이 시장은 후배의 구매청탁을 받은 후 담당 부서의 반대에도 수의계약 또는 1억원 미만 분할 구매 등의 방식으로 해당 업체로부터 16억원 상당의 보조사료를 구매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이 업체는 2009년∼2013년 매출액이 17억5000만원인데 이 가운데 92%가 바로 김제시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 시장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는 한편 김제시에는 이 시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라고 통보했다. 현직 자치단체장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사원은 또 화성도시공사 전 사장 B씨가 지난 2010년 공동주택 사업 부지를 매각하면서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은 채 매각 잔금에 대한 이자 30억원을 면제해 재정적 손실을 끼친 사실도 적발했다. 감사원은 B씨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화성도시공사에 대해서는 B씨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라고 통보했다.
강릉시는 2013년∼2014년 골프장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민간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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