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로동당 당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동지는 교통사고로 12월29일 6시15분에 73살을 일기로 서거했다”는 내용을 담은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최고인민위원회의 상임위원회 공동 명의의 부고를 보도했다. 통신은 “(김 비서는) 당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비서의 중책을 지니고 우리 당의 자주적인 조국통일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투쟁했다”며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북한은 김 비서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기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장의위원회 명단에는 지방 농장에서 혁명화교육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 최룡해 당 비서가 포함돼 사실상 복권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정부는 판문점을 통해 홍용표 통일부 장관 명의로 북측에 전통문을 보내 조의를 표명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오늘 10시 40분경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앞으로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 사망과 관련해 전통문을 발송했고 북측이 받아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통문에 “8월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함께 의미있는 합의를 이끌어 낸 김 비서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조의를 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지난 노무현 정부 이래 남북관계의 ‘얼굴마담’ 격이었던 김 비서가 사망하면서 신뢰할만한 북측의 고위급 대화상대를 잃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공식·비공식 대화 맞상대로 김 비서와 교류를 이어왔던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김 비서를 애도하는 글을 남겼다. 박 의원은 이 글에서 “김 비서는 제가 만나본 북측 인사 중 가장 탁월한 대남 전문가였고 외교통이었다”며 “특히 그는 온후한 인격, 중후한 외모, 그리고 인간적인 성품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저와 솔직한 대화를 많이 했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김 비서는 정치적 야심보다는 남북·대외관계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역대 북한 정권에서 신임을 얻은 ‘정통 관료형’ 인사에 가깝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이후 빈약해진 남북관계에서 그나마 존재감을 유지하던 중요한 ‘연결고리’였던 김 비서가 사라지면서 후임자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의미있는 대화재개도 쉽지 않아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측이 김 비서 후임 인물을 결정하는 시기를 고려해보면 남북관계에 다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남북관계는 항상 (대화상대 간) 안면을 중시한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북측의 대화 당사자가 사망했으니까 다시 채널을 확보하고 그의 성향을 분석하는 것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정부간 대화뿐만 아니라 그가 관여했던 각종 경협사업 역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실장은 보다 비관적으로 상황을 해석했다. 정 실장은 “김정일 정권에 이어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까지 계속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해온 김 비서가 사망함으로써 남북대화의 장기 중단이 불가피
[김성훈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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