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세상을 떠난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73)는 대외, 대남분야에서 주요역할을 맡았던 대표적 책사였다. 김 비서는 노무현 정부 이후 발생했던 남북관계 최고·최악 장면의 막전막후에서 예외없이 주연과 현장감독으로 활동했다.
1942년 평안북도 안주에서 출생해 김일성종합대학 불어과를 졸업한 김 비서는 지난 1986년 당 국제부 부부장으로 전면에 나섰고 1997년에는 국제부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김 비서는 지난 2007년 당 통일전선부장으로 임명돼 그해 10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김 비서는 지난 8월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 사건로 조성된 위기 속에서 진행된 남북 고위급 긴급접촉때 북측 군부 1인자인 황병서 총정치국장고 함께 판문점 담판장에 나서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북측 인사다. 그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 해 10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전격파견했던 ‘실세 3인방’에도 포함됐다. 특히 그는 지난 2013년 11월 김 제1비서가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 처형·숙청을 결정했던 이른바 백두산 ‘삼지연 회의’에 참석한 8인방에도 포함되며 전문성을 넘어 김정은의 각별한 신임을 받는 최측근으로 급부상했다.
일각에서는 김 비서가 단순사고가 아니라 권력암투 때문에 발생한 ‘위장’ 교통사고로 사망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는 물론 김정은 제1비서의 경제·민생 현지지도에도 동행하며 관장분야를 넓히면서 이를 질시한 강경세력의 ‘표적’이 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김 비서 암살설’에 대해 신빙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업무영역이 넓어졌다고는 하나 김 비서는 지극히 정통적인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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