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여의도로 복귀한 친박계 실세 최경환 의원의 이른바 ‘진박 마케팅’ 행보에 역풍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원유세 대상은 활짝 웃지만, 이들의 경쟁 상대인 비박계 인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은 3일 최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경쟁자에 대해 노골적인 지원사격을 한 데 대해 강력 반발했다. 최 의원은 지난달 30일부터 대구ㆍ부산ㆍ경상지역 내 진박 인사들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영남지역 진박 투어 마지막날 자신이 원내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강석진 예비후보 선거사무소에 방문해 진박임을 인증했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18대 후보 공천에 낙선한 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이력을 친박으로 분류하는 것은 정치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강 예비후보가 그의 비서실장 출신임을 감안해보면 최 의원의 거창 방문은 자기사람 심기 시도라고 판단한다”라고 맹비난했다. 진박 마케팅을 빌어 ‘최의 남자’를 심는다는 뜻이다. 신 의원은 강 예비후보에 대해서도 “이른바 실세 정치인에 기댄 세몰이형 구태 정치가 아닌지 묻고 싶다”며 “이런 시도는 산청·함양·거창 유권자의 높은 정치수준을 무시하는 행위로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부산에서도 이와 비슷한 반발이 일었다. 최 의원은 지난 1일 부산에서 이헌승 의원(부산 진을)과 윤상직 후보(부산 기장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진실한 사람과 함께 해야 진실한 사람”이라며 지지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이곳 기반으로 18대 의원을 지낸 이종혁 전 의원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경선을 해치는 경거망동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최 의원을 비판했다. 부산 해운대기장을 현역인 하태경 의원도 “진박 마케팅의 활용은 역효과를 볼 것”이라며 최 의원의 지원사격을 에둘러 비판했다.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최고위원도 나왔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자신의 보좌관인 이창진 새누리당 예비후보(부산 해운대기장을)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쓰나미가 몰려오는데 배 조타실에서 서로 키를 잡겠다고 싸우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최 의원의 진박 투어는 대구 지역에선 성공적으로 평가받지만, 지역색이 다른 경남 지역에선 역풍의 소지를 불러일으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남 지역 한 예비후보실 관계자는 “최 의원이 TK(대구경북) 출신이고 친박 핵심인 만큼 그 지역에서 진박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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