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文과 협력관계는 아냐"…차기 잠룡들 한명씩 촌평
↑ 김종인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16일 자신을 영입한 문재인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협력관계는 아니고…"라며 "일단 당을 좀 안정시켜 달라고 했기 때문에 제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당을 끌고 가는거지 누구한테 물어서 하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날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번 공천을 두고 문 전 대표의 '차도살인(借刀殺人·남의 칼을 빌려서 사람을 죽인다는 뜻)' 내지 '두 사람의 합작품'이라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 "문 전 대표와 무슨 상의를 하거나 협의를 한 적은 지난 두 달간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며 '물밑교감설', '역할분담론' 등에 선을 그었습니다.
친노(친노무현) 좌장격인 이해찬 전 총리를 공천배제하면서 문 전 대표의 사전양해를 구했느냐는 질문에도 "양해절차를 거친 적은 없다"며 "통화는 했다. (문 전 대표가) 나보고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하길래 나한테 맡기고 더 얘기하지 말자는 얘기(를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전 총리 공천배제에 대한 문 전 대표의 침묵이 '사실상의 수용'이냐고 묻자 "문 전 대표 본인에게 여쭤봐야지 제가 답변할 성격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그러면서 선대위원장직 수락 당시 "당을 현 상황 그대로 놔두면 정상적 수권정당이 되기 힘들기 때문에 나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면 내가 하고 그렇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분명히 얘기했다"는 점을 거듭 상기시켰습니다.
김 대표는 문 전 대표의 총선 지원 활동과 관련, 수도권 등 비(非)호남을 중심으로 한 '제한적 역할론'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문 전 대표의 지원유세를 필요로 하는 후보자들이 있을테니 내가 뭐라고 얘기할 필요가 없다. 필요로 하는 선거구에서 찬조연설을 해서 도움이 되는 건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전체 선거구도를 놓고 볼 때 광주전남에서는 아직 문 전 대표에 대한 의심이 풀리지 않았다. 문 전 대표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면 오히려 그쪽에선(호남에선)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 그 점에서 참작해달라"며 "본인도 그런 측면을 더 잘 알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문 전 대표가 비례대표를 맡는 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혀 생각해본 적 없다"고 했습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킹 메이커' 역할을 했던 김 대표는 차기 잠룡들에 대한 평가를 주문받자 "(대선까지) 1년 이상 남았으니 본인들이 자기 나름대로 철저히 준비하면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한 명 한 명 촌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우선 문 전 대표에 대해선 "굉장히 정직하고 절제가 있는 분"이라며 "본인이 직업상 변호사를 했던 분이니까 법률지식에 국한하지 말고 우리사회 변화를 제대로 이끌고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 준비를 쭉 하면 대선후보로 나가는데 별 결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을 거론, "박 시장 역시 변호사 출신에 시민운동도 해봤으니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한 인식도 정확히 갖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서울시장을 두 번 역임하고 행정에 대해서도 비교적 많이 숙달된 만큼, 세계화 과정 속에서 한국에만 국한된 사고를 벗어나 이런 측면을 보완하면 그 분도 적당한 후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 대해선 "문 전 대표나 안 의원이나 정치적 경력이 굉장히 짧은 분들"이라며 "안 의원의 경우 정치를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느낌을 받는다. 정치적으로 좀 더 성숙되면 대선후보가 돼서 대통령이 돼도 괜찮지 않느냐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관련, "전통적인 직업 외교관이고 유엔 사무총장을 하고 있으니 경력이 굉장히 화려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진짜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고 생각하면 국내에 빨리 들어와 국내의 실상을 익히지 않고는 대통령이 돼도 정당의 생리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끌고갈 능력에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임기 다 마치고 대통령이 돼야겠다고 하는 건 좀 무리가 따르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덧붙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 대해선 "대통령이 되려는 분들은 다 자기들이 시대정신을 잘 읽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로 코멘트할게 없지 않나…"고 언급을 피했고, 강진에 칩거 중인 손학규 전 고문에 대해선 "정계은퇴를 하신다고 내려앉으신 분인데 평가할 필요가 없죠"고 웃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