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선거 다음날인 14일 사퇴를 발표해 여당 지도부가 사실상 와해됐다. 김 대표를 포함해 선출직 최고위원 5명중 4명이 사퇴하거나 20대 총선에서 낙선해 새누리당 지도부가 해체수순에 돌입했다.
청와대도 인사개편 논란에 휩싸였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사석에서 사퇴 의사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기환 정무수석 또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격에 빠진 청와대가 조만간 인사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여 ‘중폭 이상 개각’ 가능성까지 급부상한 상태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장 인적교체를 단행하진 않겠지만 정확한 패인 분석 등 내부 수습 과정을 거친 후 적절한 시점에 분위기 쇄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 실장과 현 수석 사퇴설을 부인하면서 “두 사람 모두 자리에 연연하는 스타일이 절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번 상황을 합리적으로 수습하는게 우선이고, 언제든 사퇴할 각오가 돼 있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상황 수습에 고심하고 있다. 반성할 것은 반성하되 패배 요인을 정확히 분석해 민심에 기반한 정책을 집행하는데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정연국 대변인은 “20대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새로운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국민들의 이러한 요구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권 일각에선 정부부처 개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당이 국회 주도권을 야당에 넘겨준 만큼, 청와대는 법안 뒷받침 없이 정부가 행정력을 동원해 추진할 수 있는 개혁작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따라서 4대 개혁 등 각종 개혁작업을 진두지휘할 실무형 전문가들을 대거 장관으로 발탁해 개혁에 가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환경부와 농림부, 고용노동부, 문화부 등이 개각대상 부처로 거론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 해단식에서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선거 참패의 모든 책임을 지고 오늘부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민께서 매서운 회초리로 심판해 주셨고 저희는 참패했다”면서 “정치는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만 두려워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결과는 새누리당이 자초한 것으로 앞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다시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말라는 지엄한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
한편 검찰은 이날 20대 총선 출마자중 당선자 104명을 포함한 선거사범 1451명을 입건했다고 밝혀 수사 결과에 따라 상당수 지역구에서 당선무효 결정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남기현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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